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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전체 101건)
【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돌멩이를 쥐고 / 이승희
돌멩이를 쥐고 이승희 둥근 돌이 싫습니다. 그 둥글다는게, 그 순딩이 같은 모습이 죽이고 싶도록 싫었습니다. 깨트려버리고서야 알았습니다. 둥근 돌 속에 감추어진 그 각진 세월이 파랗게 날 세우고 있던 것을, 무덤 같...
박영민  |  2017-05-1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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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춘하추동 / 하종오
춘하추동 하종오 지방 소도시 임대 아파트 단지 공원 정자에북한에서 탈출한 여인들이 모여 앉아 웅얼거리면베트남에서 시집 온 여인들이 모여 앉아 재잘거리면서로 못 본 척했다 북한 출신 여인들은 겨울이면 바람 속에서베트남...
박영민  |  2017-04-1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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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우연한 감염 / 허수경
우연한 감염 허수경 만일 내가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나는 이 모든 것을 몰랐을까 나의 출생지는 우연한 감염이었네 사랑이나 폭력을 그렇게 불러볼 수도 있다면 폭력에서 혹은 사랑에서 어디에서 내가 태어났는지 모르지만 지금...
박영민  |  2017-04-0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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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한여름 동물원 / 김개미
한여름 동물원 김개미 안녕, 기억에 사로잡힌 앵무새야안녕, 검은 바위에 꽃핀 이구아나야안녕, 편도선이 부은 플라밍고야안녕, 환청에 들뜬 원숭이야안녕, 돌을 집어먹은 코끼리야안녕, 눈동자에 시계를 가둔 고양이야안녕, ...
박영민  |  2017-03-2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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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오메가들이 운집한 이상한 거리의 겨울 / 김미령
오메가들이 운집한 이상한 거리의 겨울 김미령 겨울 점퍼 모자 달린 겨울 점퍼 모자에 털 달린 겨울 점퍼 모자에 굶주린 들짐승이 달린 겨울 점퍼 털 테두리 안의 까만 얼굴 암컷 테두리에 둘러싸인 까만 얼굴 테두리가 풍...
박영민  |  2017-03-2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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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빨간 / 임솔아
빨간 임솔아 사슴이라는 말을 들었다. 사슴은 태어나면서부터 갈지자로 뛴다 는 말을 들었다. 먹히지 않으려고 여자라는 말을 들었다. 먹고 싶다 는 말을 들었다. * 목소리는 어디까지 퍼져나가 어떻게 해야 사라지지 않는...
박영민  |  2017-03-1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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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말라리아 / 서윤후
말라리아 서윤후 나 죽어도 돼? 죽음을 허락하는 사이가 되었을 때 여름이 찾아왔다 님프의 동굴을 헤매다가 더위를 맞이하는 일은 곧 천천히 죽어가는 것 홍조도 가시지 않은 아이들은 고삐를 물고 여기저기 머리를 들이밀며...
박영민  |  2017-03-0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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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한 개의 여름을 위하여 / 김소연
한 개의 여름을 위하여 김소연 미리 무덤을 팝니다 미리 나의 명복을 빕니다 명복을 비는 일은 중요합니다 나를 위한 너의 오열도 오열 끝의 오한도 미안하지 않습니다 저승에서의 지복도 나는 꿈꾸지 않습니다 궁극이 폐허입...
박영민  |  2016-12-29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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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개종 5 / 황인찬
개종 5 황인찬 여름성경학교에갔다가 봄에돌아왔다 - 『구관조 씻기기』 (민음사, 2012), 96쪽 황인찬 1988년 경기도 안양 출생 2010년 「현대문학」 신인 추천으로 등단시집 『구관조 씻기기』 (민음사, 20...
박영민  |  2016-12-2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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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달 구렁이와 꽃달 / 이병일
달 구렁이와 꽃달 이병일 조릿대 수풀 속에서 어미의 생을 탁본하는 밤우리는 붉은 비늘과 가시 뼈를 뒤집어쓰고어미의 몸속에서 말갛게 젖은 눈동자를 굴리는해와 달이 되려고 했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가장유연하고 가느다란 ...
박영민  |  2016-12-1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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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개화 / 류경무
개화 류경무 봄날 꽃들의 속내를 나는 알지 못하지 머리에 꽃을 꽃은 여학생이나 커리 냄새를 풍기며 꽃나무 아래 앉은 이주 노동자들이 들뜨는 이유에 대해서 지금껏 한 번도 의문을 품은 적이 없지 그것은 그저 즐기는 일...
박영민  |  2016-12-0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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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편지 / 심보선
편지 심보선 이곳은 오늘도 변함이 없어태양이 치부처럼 벌겋게 뜨고 집니다나는 여느 때처럼 넋 놓고 살고 있습니다탕진한 청춘의 기억이간혹 머릿속에서 텅텅 울기도 합니다만나는 씨익,웃을 운명을 타고났기에 씨익,한번 웃으...
박영민  |  2016-12-0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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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사육 / 제페토
사육제페토일 등급 고삼겹살을 접시로 내올 때에비명은 담지 않았습니다다소 불쾌한 전류의 저릿함도담지 않았습니다거꾸로 매달려 쏟은 선지도담지 않았습니다적당히 피를 머금어 때깔 좋은 그것에농장에서 나던 날 밤의 멋모르는 ...
박영민  |  2016-11-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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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화가의 방 / 유희경
화가의 방 유희경 그 책장 가장 어둔 구석에 꽂혀 있는 책은 아무도 읽은 적 없는 한 화가의 생애 그는 한 칸의 방을 그리기 위해 일생을 걸었고 완성하지 못한 그림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어둡고 비좁은 골목을 따라 ...
박영민  |  2016-11-1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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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다움 / 오은
다움 오은 파란색과 친숙해져야 해바퀴 달린 것을 좋아해야 해씩씩하되 씩씩거리면 안 돼친구를 먼저 때리면 안 돼대신, 맞으면 두 배로 갚아줘야 해 인사를 잘 해야 해선생님 말씀을 잘 들어야 해받아쓰기는 백 점 맞아야 ...
박영민  |  2016-11-0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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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음지와 양지의 판다 / 이제니
음지와 양지의 판다 이제니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이해하지 않기로 한다 그 밤 허리가 부러져 누워 있을 때, 어둠은 최초의 어둠으로 다가왔고, 최초의 어둠 뒤에는 최초의 빛이. 그리고 저 천장 귀퉁이에선 나의 작고 어...
박영민  |  2016-11-0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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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미란타 1 / 유하
미란타 1 유하 지하철에서 아침 신문을 보다 일순 가슴이 덜컥했어죽은 독재자가 대문짝만하게 나를 노려보며잔뜩 무게를 잡고 앉아 있더군 정, 신차리고 보니까그 독재자와 닮은 용도 때문에 단단히 한큐 잡은탤런트가 위장약...
박영민  |  2016-10-2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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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살 2 / 김사람
살 2 김사람 正常位를 모르는 남자를 아시오? 상상 체위는 유쾌하오. 이바가 나를 안으오. 그녀 앞에서 처음으로 팬티를 내렸을 때 바람이 불었소. 할머니는 방에서 나를 받았소. 딸 딸이오! 거북이 같은 눈으로 이목구...
박영민  |  2016-10-2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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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당나귀 / 송찬호
당나귀 송찬호 이런 집이 있다 구름 안장만얹어놓아도 힘들다고등이 푹 꺼지는 게으른 집그래도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반갑다고방울 소리 울리는 늙고 꾀 많은 집 그래도 그것을 집이라고 나는,생활을 고삐에 단단히 매둘 요량으...
박영민  |  2016-10-1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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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비정성시(非情聖市) / 김경주
비정성시(非情聖市) 김경주 비 내리는 길 위에서 여자를 휘파람으로 불러본 적이 있는가 사람은 아무리 멋진 휘파람으로도 오지 않는 양이다 어머니를 휘파람으로 불러서는 안 된다 간호사를 휘파람으로 불러 세워선 안 된다 ...
박영민  |  2016-10-0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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