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가 있는 마을] 다섯 마리 새를
현암 /이강문(양파TV 대표)
청실홍실 엮어도
단풍 든 아홉 구비 오르기는
물 위를 걷기다
우산 쓴 노인을 위한
보름달은 구름 속에 든 여의주
살구꽃 만발했어도
학 한마리는 외로워
오동나무 그늘엔 낙엽이 쌓이고
빗자루질 세 번에 이마가 뜨겁다
다섯 마리 새를 찾아
가지를 헤치고 잎 뒤를 재쳐도
소리로 찾을 수 없어
무성한 숲 속을 헤맨다
끝은 주머니가 비었을 때
시작의 약속은 헛물이다
새여
다섯마리 새여
방석 위를 날아 앞에 앉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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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미경 기자
news@yangpatv.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