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 "검사들 대거 나오면 전국적으로 선거 망해"
<내년 친윤 검사 대거 총선 출마설 여권 입장>
주호영 "공천 탈락 시 현역 무소속으 출마 가능"
하태경 "검사 대거 영입, 우리당 망한다. 당 자체 없어질 것"
22대 총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대구와 경북 지역에서 검사 출신 수십 명의 '검사 공천설'과 '대통령실 인사의 출마설'이 이어지면서 벌써부터 공천을 둘러싼 정치인 출신 국민의힘 현역들의 반발이 감지된다.
검사 출신들이 공천을 받으면 기존 현역 의원은 밀려나야 하는 입장에서는 반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국민의힘 주호영 전 원내대표와 최고위원 강대식 의원, 하태경 의원, 홍준표 대구시장 등 지역 정치인들이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입장을 밝혔다.
28일 대구 MBC 등 지역 언론 등에 따르면 당 지지도가 압도적인 대구와 경북은 물론 경남과 부산에서까지 낙하산식 검사 공천이 집중될 것이란 전망이 높아진다. 실제 대구·경북은 선거 때마다 대표적인 물갈이 지역이 되면서 지역 출신은 별다른 존재감 없는 정치인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내년 총선에 검사 출신 윤석열 대통령 측근을 비롯한 검사 출신 50명, 70명 등 공천설이 분분하다. 특히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유력한 영남권이 많이 거론되면서 구체적인 후보군까지 떠돌고 있다.
대구 지역 초선 의원인 강대식 의원은 지난 26일 대구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낙하산은) 사명감, 책무감이랄까 이런 부분에서 아무래도 약한 것 같다"라며 "검사 출신 낙하산은 우리 대구에는 안 왔으면 좋겠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주호영 의원도 검사 출신 대거 공천설에 25일 대구 MBC '시사톡톡'에 출연해 "대구·경북도 공천 받으면 무조건 찍어주지 말고, 일을 잘하면 공천을 받지 않더라도 지역민들이 다시 선택하는 케이스가 많아져야 한다"라고 밝혔다.
검사 출신들이 공천을 받더라도 지역에 대한 이해 없이 정치적 목적만으로 낙하산 공천을 받아 당선된다면 지역 발전에 제대로 힘을 쓸 수 없다는 취지다. 지난 2016년 총선에서 공천 탈락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한 주호영 의원은 내년 총선에 검사들이 현역을 밀어낼 경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지역민들의 지지를 독려한 모양새다.
하태경 의원은 지난 10일 라디오 방송에서 "대통령과 가까운 친윤 검사 출신이 한 50~60명 되지 않는가. 그러면 우리 당 망한다. 당 없어질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인물을 영입해야 되지만 당론으로라도 새로운 검사 출신은 엄격하게 숫자로라도 제한을 해야 한다"라며 "안 그래도 지금 민주당이 검찰 공화국이다. 검사 정권이라고 프레임을 걸어놨고 이런 상황에서 우리 당까지 검사당이라고 돼 버리면 총선에서 그냥 참패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김기현 대표는 지난 10일 "검사 공천이라느니 어떠니 하는 시중 괴담은 근거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라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당 대표인 제가 용인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1일 대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총선에서 검사 출신 인사들이 국힘 후보로 대거 공천될 수 있다는 설과 관련해 "말도 안 되는 소리…지금도 검사정권이라고 공격받고 있는데, 검사들이 대거 나오면 선거 되겠어요? 전국적으로 망한다"라고 힐난했다.
홍 시장은 "나도 검사 출신이지만 내가 정치판에 들어와서 검사 티를 벗는 데 8년 걸렸다. 재선할 때까지만 해도 검사 스타일로 국회의원을 했다"러며 "그래서 'DJ(고 김대중 전 대통령) 저격수' '노무현 저격수'라는 소리도 들었지만, 3선이 되고 나서부터 정치는 이런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홍준표 시장의 해당 발언 이틀 뒤인 13일 직권으로 전광훈 목사와의 상호 논란을 이유로 상임고문에서 전격 해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