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한민국의 꿀벌 실종은 인류의 미래도 없다.
속씨식물의 수분에서 꿀벌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많은 학자들이 기후 이상과 생태계에 대해 설명하며, ‘꿀벌’이 멸종하면 인류의 미래도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만큼 꿀벌은 인류의 식량 산업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2022년 1월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시작된 대한민국의 꿀벌 실종은 2022년 1월부터 발생한 양봉용 꿀벌의 개체수 급감 사건을 말한다. 이 현상은 21세기에 들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군집 붕괴 현상의 하나로 세계 곳곳에서 관찰되고 3월까지 전라남도, 경상남도, 충청북도까지 북상하며 발생하였고, 4월에 들어 경기 고양에서도 관찰되는 전국적 사건이 되었다.
꿀벌은 단순히 인간에게 꿀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꽃이 열매를 맺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곤충인데, 세계 식량의 무려 63%가 꿀벌의 수분작용을 통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고 한다. 꿀벌이 지구 인간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생각보다 큰 것이다.
하지만 국내 꿀벌 개체 수는 지속적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09년만 해도 약 38만 마리였던 꿀벌은 10년 만에 13만 마리로 훌쩍 줄어들었다. 장수말벌이나 외래종의 개체 수가 증가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되지만, 주 원인은 뭐니뭐니해도 생태계 변화의 이상기후다.
꿀벌은 온도에 민감한 변온동물이다. 인간들은 온실가스를 더욱 많이 배출하고 있고, 이 때문에 지구 온난화 현상은 계속해서 빨라지고 있는 지금이다. 꿀벌들은 에너지의 대부분을 열을 식히는 데 사용해야만 한다.
이렇다보니 산란과 채집과 같은 활동은 자연스럽게 감소하고, 이에 따라 개체 수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꿀벌의 수확량은 평년의 20-30%에 그쳤다. 2020년 사상 최악을 기록했던 흉작 당시에도 이상 기후에 따른 저온현상으로 아카시아 등이 심각한 냉해를 입었고,
본격적으로 채밀하는 5월에도 강한 비바람이 불어 꽃들이 떨어지는 등 환경이 나빴다. 그 다음해인 2021년도 크게 다를 바 없는 수확량을 보였으니, 피해 회복은커녕 이제 살길을 새로 찾아야 할 수준이 됐다.
잦은 비는 꿀의 수확량을 떨어트릴 뿐만 아니라 저 품질의 꿀을 생산하게 만든다. 기후위기로 인한 질병과 외래 해충의 확산도 꿀벌의 개체 수를 감소시키고, 나무들이 고사하거나 꽃이 떨어져 꿀을 생산할 수 있는 환경조차 계속해서 나빠지고 있다.
3년째 이어지는 벌꿀 흉작. 양봉농가들은 생계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양봉산업은 붕괴 위기에 있다. 악순환 속에서 양봉업자들은 양봉업을 포기하고 있고, 이런 양봉농가들의 폐업은 생태계를 뒤흔드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양봉업계는 기본적으로 꿀벌과의 공생 형태를 띄고 있는데, 농가가 사라지면 꿀벌 개체수가 줄고, 채밀 활동이 줄어들면 화분이 저하돼 생태계 균형이 무너지는 것. 간단하게 말하자면 꿀벌과 양봉농가가 함께 사라져 가고 있는 상태로, 결국에는 대부분의 농업에 악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상기후로 벌이 활동을 거의 하지 않게 되자 인근 과수농가의 과수 생산량이 기존보다 약 30% 줄어들었다는 보고도 있다.
정부가 양봉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기 위한 법률을 시행했지만, 아직까지도 그 중요성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들의 인식은 부족한 상황이다.
가장 먼저는 밀원수종의 식재 추진이 다급하다. 양봉환경을 개선해야만 꿀벌 개체수가 유지되고, 나아가 회복할 수 있다. 산림자원을 보존하고 훼손하지 않으려는 노력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양봉업계는 벌꿀 생산에만 의존하지 않고 수정벌 등의 다른 분야에도 투자하는 대안이 필요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양봉업계와 꿀벌에 대한 관심이며, 이에 따른 정부 차원의 대책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