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7돌 한글날, 한글 표기 되살려 표현력 극대화해야
다가오는 9일은 577돌 한글날이다.
한글날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여 반포한 사실을 기념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글이 반포된 날을 기념일로 지정한 국경일이다. 대한민국에서는 10월 9일을 한글날로 정하여 태극기를 계양하며,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다.
가장 완벽한 표음문자 한글은 볼수록 아름답고 경이로운 글자이다. 모 외국인은 단 두 시간이면 한글을 떼고 읽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너무나 과학적이기 때문이다. 글을 이해하는 것과는 별개로 말이다.
1949년 이래로 현재까지 기념하고 있는 한글날이 577주년을 맞았다. 2019년 1월 9일에 개봉된 한국 영화 ‘말모이’가 전 국민의 관심을 받았다. 엄유나가 감독을 맡고, 유해진, 윤계상의 주연의 ‘말모이’는 일제강점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일제에 의해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그 때,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우리말 사전을 만들기 위해 헌신하다 탄압당한 ‘조선어학회 사건’을 다룬다.
‘말모이’는 개봉일 1077개 스크린에서 4853회 상영되며 12만 2,458명의 관객이 영화관을 찾았다. 최종 극장 관객 수는 280만 명을 기록했다. 영화에서 보듯이 우리말과 글을 지키려고 선조들은 목숨을 걸었다.
세계를 주름잡았던 만주족이 망한 지 백년도 채 안 되었다. 하지만 지구상 어디에서도 만주족의 언어를 들을 수 없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바로 생명과도 같은 자신의 언어를 버리고 중국의 한족문화에 동화 되었기에 자기들이 세운 나라가 사라지고 만주족도 영원히 지상에서 사라진 것이다.
반면에 유대인들은 나라를 잃고 2천 년 동안 전 세계에 흩어져 생활을 하면서도 자신들의 말과 글을 지켜왔기 때문에 팔레스타인 심장부에 이스라엘이란 나라를 다시 세울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말과 글은 한 민족을 지탱해 주는 얼이자 생명이다.
현재 한글은 유네스코에서 세계 문화유산으로 선정하였고, 세계 특허 출원 공용어로도 선정된 사실 등은 한글의 우수성을 입증하고도 남음이 있다할 것이다. 6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 한글은 일부 변화의 과정은 겪었지만, 처음 만들어질 때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뛰어난 조직, 구조, 원리 등 과학적으로 만들어진 한글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학자들에게 주목을 받는 언어로써 과학성, 독창성, 합리성 등을 기준으로 세계 문자들의 순위에서 당당하게 1위를 차지한 글이다.
이처럼 지구상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우수한 우리말과 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소중함을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 지자체에서는 영어마을이 설립되어 있고 오직 영어만이 최고이자 살길인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고 세종대왕을 추모하기 위한 날, 2014년 10월 9일부터 한글날이 국가공휴일로 다시 지정되었다. 국경일이 너무 많아서 없앴다가 다시 부활되었다.
일제강점기 일본은 만주족처럼 우리민족을 없애려고 우리말 말살정책을 폈지만, 감옥에서도 시골 아낙들 사이에도 우리말은 입을 통해 이어지면서 강인하게 살아남았다.
지금은 세종어제(世宗御製) 서문과 한글의 제작 원리가 담긴 훈민정음(訓民正音)은 국보 제70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1997년 10월 유네스코(UNESCO)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으로 등록되었다. 우리 모두가 그동안 한글의 소중함을 잠시 잊고 지냈던 시간을 되돌아보며 자부심을 갖고 더욱 사랑해야 할 것이다.
한류열풍은 한국어 열풍으로 이어지고, 한국어 열풍은 한글 사랑으로 이어지면서 전 세계인이 한글의 우수성을 경험하고 있다. 한글을 접한 세계인들은 과학성과 편리성에 놀라고 디자인적으로 아름답다며 호감을 표한다. 또 한글은 이제 한국인을 넘어 전 세계 글 없는 나라의 희망이 되고 있다.
한글을 사용하는 이국(異國)인을 위해서도 우리가 스스로 버린 각종 한글 표기를 되살린다면 한글의 우수성과 정확성을 더 빠르게 인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발음을 가장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는 표음문자를 만들고도 이런저런 편의주의와 편견에 묻혀 우리 스스로 버린 한글 표기들. 이제라도 되살려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의 ‘널리 사용해 백성을 편안하게’ 하고자 했던 뜻을 온전히 실현할 때가 된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