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누구라도 차별 없이 대할 때, 다양성이 충족되고 다방면으로 뻗은 발전의 길.
5월의 가정의 달이자, 근로자의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처님오신날, 성년의날, 부부의날들이 특히 가정과 가족에 관련된 날들이 이어진다.
가정은 생각보다 큰 단어다. 가족을 포괄하는 단어로, 한 가족이 생활하는 집을 가정이라고 부른다. 나아가서는 가까운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생활 공동체를 뜻한다.
국어사전에서는 이렇게 정의하고 있지만, 사실 이 ‘혈연관계’라는 단어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흔히들 ‘피로 이어진 관계’나 ‘친가족’ 등만 혈연관계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혈연관계는 국어사전에서도 나와 있든 양자 등도 포함된 단어다. 말하자면 직접적인 혈연관계가 아니더라도 모두 한 가족이 될 수 있다는 뜻. 가족의 형태가 더욱 다양해지고 아직도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는 오늘날에는 더욱 중요한 의미다.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에서는 입양이나 양자, 양부모에 대한 인식이 그리 좋지 못한 편이다. 다양한 미디어에서 계부모나 양부모를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춰온 탓인지, 단어들 자체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왜 우리는 ‘자신의 핏줄’이 아니면 가족으로 인정하기 어려워하는 것일까?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가령 가족을 이루는 가장 보편적이고 잦은 방법은 결혼이다. 부부 역시 가족이며, 가정을 이룰 수 있다. 하지만 부부는 핏줄이 이어진 관계가 아니다.
만나기 전까지는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모르는 사이도 부부가 될 수 있다. 특히 심지어는 국가 경계를 넘어 외국인과 결혼하더라도 가족이 될 수 있다. 이렇게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부부도 가족이 될 수 있는데, 입양한 아이는 꺼리는 것은 이상하게 느끼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사실 이런 문제들은 대부분 발상의 전환으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고, 사회 변화를 통해 포용할 수 있는 문제들임에도 쉽게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다. 바로 고정관념 때문이다.
다른 사례를 들어 보자. 미혼 여성이 아이를 가지기 위해 모르는 사람에게 정자를 기증받아 출산해, 아이와 둘이서 살게 됐다. 이들은 전통적으로 행해져 오던 결혼과 출산 방식을 따르지 않았을 뿐 이미 가족이다.
이 같은 행위가 사회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의 주장과 근거는 대부분 ‘다름’과 ‘비전통’을 인정하지 못해 혐오하기 위한 억지 장치다.
특히 ‘아버지 없이 혼자 큰 아이’가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미 우리 사회에는 모종의 이유로 한부모 가정이 된 가족이 많다. 하지만 한부모 가정에서 큰 아이가 불행하다는 통계는 어디에서도 가져오지 못한다.
이런 출산도 우리나라의 출산율에 기여하며, 인구 발전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은 외면하기 바쁘다. 가정의 달을 맞아 가정과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전통적인 가족 형태만을 고집하기에 세상은 크게 바뀌었다.
고정된 가족 형태는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할 때다. 앞서 소개된 사례들 외에도 수많은 가족의 형태가 있고,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를 포용하고 차별 없이 대할 때, 다양성이 충족되고 다방면으로 뻗은 발전의 길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