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피스 퍼즐; 불안(2010)
여정
하늘, 갈라지, 시작해, 양떼구름, 떨어지, 시작했, 날개,
잃, 비둘, 몇 마리, 추락하, 나무, 가지들, 부러지, 바벨탑
에, 금, 가, 흔들리, 사람들, 우왕좌, 하며 같, 언어, 떠들, 소
통, 되지 않, 흩어지, 지하1, PC방으, 몰려, 친구들, 훈이, 아
이온, 환이, 와우(WOW, 를, 현이는, 타크래프트, 나, 리니
지2, 함께 있, 따로, 놀, 즐기, 이 시대, 우리, 친구, 맞, ? 환
이, 먼저 가, 현이, 다음에 가, 나, 훈이, 두고 가, 함께 들어
왔, 제각, 따로 가, 우리, 친구, 맞, ? 이 시대, 낯설, 엄마, 거
실에, 드라마, 아빠, 서재, 노트북으, 프로야구중, 동생, 책상
에, 놓, 데스크, PC, 영화를 보, 함께 있, 이 균열, 우리, 가
족, 맞, ? 아빠, 프로야, 얘기, 하고 엄마, 드라마 얘, 하, 동
생, 영화 얘, 하, 서로가 서로, 다른 얘기만, 재미, 없, 몰라,
몰라, 몰락, 양떼구름, 잃, 양 한 조각구름, 전신거울, 떨어
져, 금, 가, 나, 원본, 거울 속, 나 사본, 금, 간, 거울, 피스
퍼즐본, ? 원본, 시대, 가, 사본, 시대도 가, 그렇, 열정, 지식,
시대, 가, 재미, 시대 와, 균열, 틈, 금, 이제, 아프지 않, 그렇
다고 재밌, ? 아귀, 맞지 않, 이 시대, 우리, 우르, 다 무너질
일, 남았,
* 『몇 명의 내가 있는 액자 하나』 (민음사, 2016), 57쪽.
여정
1970년 대구에서 태어남
199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벌레 11호』 (문예중앙, 2011), 『몇 명의 내가 있는 액자 하나』 (민음사, 2016)
● 가장 즐거운 한가위는 ‘집에서 혼자 뒹굴거리는 한가위’다, 혹은 ‘회사에서는 챙겨주지도 않는 휴가를 비행기 표 끊어서 셀프로 챙기는 거다’, 또는 ‘명절 때 알바특수 바짝 땡기는 거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두 한자리에 앉아서 행복한 추석 보내시기 바랍니다. 화목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 행복해야겠지요, 아무도 행복하지 않아도 모두 행복을 누려야 해요. 집안 꼴은 잘 돌아가야 하니까요.
가족 같은 직장, 가족 같은 교회, 가족 같은 모임, 가족처럼 대우. 행복을 위한 행복을 만드느라 힘이 듭니다. 행복이란, 불행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니까요. 불행이란 불만이 없는 상태가 아닐까요? 모든 일이 잘 돌아갑니다. 천년 전의 가(家)는 식객에 행랑간 노비까지 포함이었다니까요.
거울을 봅니다. 거울 속에는 내가 살고 있습니다. 나를 비추고, 내가 원하는 욕망도 비추지요. 스마트폰은 거울입니다. 명화 액자도 거울입니다. 사진첩도 거울입니다. 제사상도 거울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하루 종일 거울만 보나 봅니다. 평생 자기 혼자 노느라 바쁩니다. 어릴 적 비누 방울 놀이를 할 때부터, 우리는 환상의 거품 속에서 둥둥 떠다녔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의 파편입니다. 서로 맞춰질 수 없는 영원한 파편입니다. 힐링되는 한가위 보내세요.
*박영민 : 경북대학교 국어교육과 졸업, 동 대학원 철학과 석사과정.
현일고등학교 국어교사. 대구경북인문학협동조합 조합원.
*PC화면으로 보시면 더 안정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