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도둑질이나 또 사기를 치더라도 ‘도둑놈’이 아닌 ‘도둑님’이어야 한다.
지난 7-8년전 MBC 드라마에서 ‘도둑놈, 도둑님’이란 프로그램을 방영한 것이 총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생각난다. 또 겨울 성탄절만 되면 빼놓지 않고 방영되는 외화 ‘나 홀로 집에’라는 영화도 있었다.
모두가 도둑을 주제로 해서 만들어진 드라마와 영화다. 그러나 오늘은 선거판 ‘도둑놈’과 ‘도둑님’의 신개념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그러니까 10여년 되었다는 생각...추운 겨울 12월 ‘도둑님’이 네 명씩이나 언론에 대서특필 되었다.
가장 먼저 ‘도둑님’으로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전병헌 수석이 회장을 지낸 한국이(e)스포츠협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전 수석의 의원 시절 보좌진 2명을 포함해 관련자 3명을 체포했다. 전 수석은 롯데홈쇼핑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과정과 협회 자금 횡령 부분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고 검찰이 밝혔다.
이에 검찰은 압수수색에 앞서 전병헌 수석의 전 보좌관 등 관련자 3명의 체포영장도 발부받았다. 소위 집권당의 큰 ‘도둑님’이다. 결국 ‘도둑님’은 3억여 원의 대가성(?) 후원금을 받고도 법원의 구속적부심에서 ‘도둑님’의 타이틀로 구속되지 않고 불구속으로 재판을 받게 되었다.
아마도 일반 작은 ‘도둑놈’이라면 법원의 구속적부심까지 갈 것도 없이 가차 없이 경찰에서 구속되어 구치소에 즉각 수감 되었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 사회는 도둑질이나 또 사기를 치더라도 ‘도둑놈’이 아닌 ‘도둑님’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득권을 전격 내려놓자는 여의도 국회가 해가 바뀌었어도 구속되지 않은 국회의원 ‘도둑님’들이 많이 계신다. 그중 대표적인 인물이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의원이다.
지난 한국당 박근혜 대통령 시절의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최경환도 국정원 특수활동비 1억원을 꿀꺽했어도 국회의원 신분이란 ‘도둑님’으로 구속되지 않았었다. 또 과거 정부 실세로 있을 때, 롯데로부터 수십억을 받았음에도 준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관계로 유야무야로 끝난 위대한 ‘도둑님’이다.
또 이우현(경기 용인갑) 국회의원이 ‘도둑님’으로 등극하셨다. 무려 20여 명에게 공천헌금과 후원금을 받았다는 손이 매우 큰 ‘도둑님’이시다. 이분도 국회의원이란 신분으로 구속되지 않았다. 또 자유한국당 좌장이었던 서청원 의원이 거도(巨盜)로 ‘도둑님’에 등극했었다.
과거에도 국회의원 공천헌금으로 감옥까지 갔다 온 사람으로 호주 로또 사업권을 따준다는 명복으로 50억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았는데 ‘도둑님’ 신분으로 불명예의 족적을 남긴 적이 있다.
국회의원들의 범죄는 모두가 뇌물수수가 아니면 사기, 횡령 등의 중범죄다. 젊은 아빠가 무직자로 아기의 분유 값이 없어 분유 두 통을 훔쳤다고 경찰에 붙들려 구속된 예도 있었다. 고작 몇 만원도 안 되는 분유를 훔쳐 ‘도둑놈’이 되었고, 수십억을 꿀꺽하고도 ‘도둑님’의 신분으로 구속되지 않는 나라가 자유민주공화국인가.
헌법에 ‘모든 주권은 국민에게 있는가?’ 지방선거에서 공천 달라고 국회의원한테 수억씩 주고도 말썽이 없이 안 걸리면 시장·구청장에 당선되어 규정 위반 등의 건축허가를 내주고 국회의원한테 공천헌금으로 준 본전을 찾는다면 과연 옳은 지방자치제가 되겠는가.
작금의 국회나, 지방자치제에 간큰 거도 ‘도둑님’들이 설쳐대는 나라에 생계형 ‘도둑놈’들은 불쌍하다. 먹고살기 힘들어 남의 물건 훔치면 감방에 가고, 남의 돈 수십, 수백억씩 물이나 술을 마시듯 자셔도 ‘도둑님’들은 대충 살고 나와 또 사기를 치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 정치다.
대한민국 300명 국회의원 중 과연 몇 명이 ‘도둑님’일까? 매우 궁금해진다. 아마도 뿌리부터 들추면 수십 명이 공천헌금을 받은 도둑님일 것이다. 이 ‘도둑님’에게 공천을 받은 또 ‘도둑님’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우리는 도둑들의 무리 속에 선거 때만 되면 ‘와, 와’ 거리며 그들을 환호했던 것이 아니었던가. 큰 도둑님들의 나라에 생계형 도둑놈은 불쌍하다. 올해도 또 몇 명의 도둑님 국회의원들이 탄생할 것인가?
이렇게 님과 놈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다. 노랫 가사에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이 가슴절절하게 와 닿는 총선 시기이다. 현 정부는 괜찮을까? 누가 말했다. ‘그놈이 그놈이다’라고 왜, 사람들이 자살을 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