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의 상대는 보건복지부가 아닌 청와대(대통령실) 정치적 문제.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방침과 관련 노환규 전 의사협회 회장이 "과학의 문제여야 할 의대증원 문제는 정치적 문제가 되었다"며 "이번 투쟁을 통한 문제의 해결도 정치 상황을 고려하여 풀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노 전 회장은 12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에 맞서 투쟁강도를 저울질하고 있는 전공의들에 대해 <전공의 선생님들께.>라는 제목으로 올린 두번 째 글에서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막아내기 위한 이번 싸움의 상대는 보건복지부가 아니"라며 "이번 싸움의 상대는 의대증원을 정치적 이슈로 선언해버린 청와대(대통령실)"이라고 한 뒤 이같이 말했다.
이날 그는 "보건복지부의 관료들은 최고권력자의 명령에 따를 뿐이다. 물론 최고권력자의 눈과 귀를 가린 자는 박민수 차관 등 보건복지부 관료들이다. 그러나 그들이 투쟁의 상대는 아니다"라고 한 뒤 .이번 투쟁의 상대가 관료가 아니라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그런 다음 협상을 정치적 문제로 풀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이 가장 운신의 폭이 좁은 시가를 선택해야 한다면서 "의사들의 투쟁 시작 시점을 2월 중순이 아닌 2월 하순으로 잡으시기를 권고한다"고 훈수했다.
이에 대해 그는 "4월 총선을 앞둔 3월의 시기가 정치인들에게 가장 취약한 시기이기 때문"이라며 "너무 이른 투쟁은 상대방에게 오히려 대응에 시간적 여유를 줄 수 있다. 그들이 가장 취약한 시기는 3월"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노 전 회장은 또 다른 글로 "좋으나 싫으나 정치는 협상"이라며 "그리고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최고의 정치를 하는 자리다"라는 말로 결국 대통령과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한다는 점을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이 협상을 거부하거나, 협상의 ABC, 기본적인 원칙도 모르는 사람이라면, 문제가 심각해진다"며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대통령의 자리에 앉게 된 사람이, 이것 저것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자 의사를 만만한 대상으로 보고 잘못된 방향의 의료개혁을 자신의 치적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면, (아마도 그랬을 가능성이 매우 큰데) 실수도 이만저만한 실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의 실수를 넘어 국가차원에서 재앙적 실수"라고 비판하고는 "그러나 그의 고집은 꺾이지 않을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이어 "의사들의 신념도 꺾이지 않을 것"이라며 "충돌의 결과는 참담한 비극 뿐이다"라고 추후 상황을 예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