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총선 판세, 與 강남 4곳과 서초 2곳만 우세...각종 조사서 열세
- 한 달새 윤 정부 견제 6%p→16%p로 벌어져..중도층은 34%P로 확대
- "수도권 포기한 수포집권당으로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힘들다"
- 총선 D-4개월, 한국 갤럽과 국민의힘 자체 여론조사에 나타난 민심 이반.
내년 4월 총선에서 야당인 민주당 승리로 윤석열 정권을 견제해야 한다는 '정권 심판론'이, 여당인 국민의힘 승리로 정부를 지원해야 한다는 '정권 지원론'보다 크게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앞 불과 4개월 앞둔 전국동시 총선에서 서울 우세 지역이 6곳에 불과하다는 당 사무처의 자체 총선 판세 여론조사 보고서까지 공개되면서 국민의힘 후보자들은 쇼크로 당은 비상등이 켜졌다.
9일 <한국갤럽>이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에게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1%는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더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35%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실시된 갤럽 여론 조사 중 가장 큰 격차로 벌어진 것이다. 지난달 11월 공개된 조사에서는 '야당 승리'가 46%, '여당 승리'가 40%로 격차가 6%p에 그쳤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격차가 16%p로 3배 가까이 벌어졌다.
특히 내년 총선 승부의 최대 캐스팅 보트인 중도층에서 ‘정부 지원론’(26%)과 ‘정부 견제론’(60%)의 지지율 격차는 34%포인트에 달했다.
전날 <조선일보>는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 판세를 자체 분석한 결과, 서울 49석 가운데 '우세' 지역은 6곳 정도"라고 국민의힘 총선 판세 분석 보고서를 단독 보도했다.
보고서에는 서울 강남갑·을·병과 서초갑·을, 송파을만 '우세' 지역구로 나타났다. 지난 총선에서 8개 지역구로 승리한 용산과 송파갑 지역구마저 '우세' 지역에서 빠진 6개 지역구로 나타나 충격적인 결과다.
현재의 여당이 참패한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서울에서 8석을 확보했는데 이보다도 적은 숫자다. 보도에 따르면 당 내부에서는 "진짜냐?" "혈압 오른다" "김기현 지도부 무슨 배짱" 등으로 불안감이 고조하고 있다.
당 사무처는 이런 판세 분석 보고서를 김기현 대표 등 지도부에 보고했지만 최고위 회의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이 보고서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당내에선 쉬쉬하며 외부 유출 가능성에 신경을 썼다고 한다"라고 밝혔다.
총선기획단장 이만희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신뢰할 수 없는 보고서라며 의미를 깎아내리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후보도 정해지지 않아 지역구 여론조사를 해본 적은 없다"라며 "(보도된 보고서는) 최악의 경우, 경합 지역을 포함해 모든 지역에서 다 진 것을 가정한 것이다"라고 무마에 나섰다. 또 "전혀 신빙성을 두기 어렵다"라며 보고서 초안을 없애고 다시 작성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이날 <4년 전처럼, 與에 쏟아진 ‘숫자의 경고'> 제목의 기사에서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총선을 4개월 앞둔 시점에서 유권자 민심이 4년 전과 비슷하다.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도 4년 전과 비슷할 것'이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조선은 여론조사업체들이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의 저조한 지지율을 제시하면서 비판에 나섰지만, 속내는 흔들리지 말라고 보수층을 다잡는 메시지로 읽힌다.
주요 여론조사에서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내년 총선과 관련해 ‘정권 심판론’이 상승하는 등 빨간불이 켜졌다. 여기에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리스크가 더해져 민심 이반이 두드러지면서 수도권 출마를 준비 중인 국민의힘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름을 감추지 않고 속속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가 더 이상 시간 끌지 말고 혁신에 응답해야 할 차례다. 국민은 지금의 당 지도부에 대한 기대를 거둬들이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수도 서울 종로에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도 “당 지도부에게 수도권은 버린 자식이냐. 당이 죽든 말든 윤석열 정부가 망하든 말든 계속 혁신을 외면한다면 결국 영남 자민련으로 당이 쪼그라들 것”이라고 비난했다.
서울 종로 현역 의원인 최재형 의원도 “용산과 당 지도부 누구도 사즉생의 절박감을 보여주지 않는다”라며 “수도권을 포기한 수포집권당으로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힘들다”라고 용산의 대통령실과 김기현 당지도부를 겨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