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에서 젊은 청년들이 154명이 죽고 다친 사람을 포함하면 250명이 넘는 사상자가 난 최악의 참사를 두고 안전 주무장관인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인파가 사고를)우려할 수준은 아니었다" "경찰을 미리 배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등의 발언을 내놓자 언론과 야당 등에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이에 이 장관은 또 이를 해명하면서 "예단을 통한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 한 말"이라고 해명, 논란을 더욱 크게 부채질하고 있다. 즉 "경찰을 미리 배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는 말이 예단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그렇다.
하지만 이 장관의 이런 대응과 행보에 여당 내, 특히 차기 국민의힘 당권을 노리는 당권주자들에게서 비판이 제기되면서 이 장관은 더욱 곤경에 처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국민의힘 당권주자 중 적합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은 노골적으로 이 장관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찰을 미리 배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한 장관부터 당장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글에서 그는 "이태원 참사는 반드시 원인을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국가는 왜 존재하는가?"라고 물었다.
그리고는 "위험할 정도로 인파가 몰릴 것을 미리 예상하고 정부는 사전에 대비했어야 한다"며 "경찰이든 지자체든, 그게 정부가 했어야 할 일"이라고 한 뒤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전쟁이 난 것도 아니고 건물이 무너진 것도 아닌데, 아무런 잘못도, 책임도 없을 수는 없다"면서 "며칠 애도만 하고 수습만 하고 지나간다면 또 다른 재앙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말로 얼렁뚱땅 넘기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낸 또다른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31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전화 연결에서 “10만 모인다는 얘기가 있었기 때문에 사전에 교통대책과 안전을 위해서 통행을 제한하든지 현장에서 사람들이 밀집하지 않도록 소개할 수 있는 그런 대책을 세웠어야 되는 것이 아니냐, 굉장히 소홀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상민 장관 발언에 화를 많이 내는 국민들이 있다는 질의에 “저도 그 점에 대해서는 공감을 한다”며 “그렇게 국민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또 국민들의 아픔에 동참하는 모습이 아닌 형태의 그런 언행은 조심해야 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답변했다.
다음은 유승민 전 의원이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이다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아들, 딸...
차디차게 돌아온 자식을 끌어안고 고통에 울부짖는 엄마 아빠를 보며 눈물이 나고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그 엄마 아빠의 마음으로 생각해봤습니다.
왜 내 자식이 거기에서 죽어야 했는지...
이태원 참사는 반드시 원인을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국가는 왜 존재합니까? 위험할 정도로 인파가 몰릴 것을 미리 예상하고 정부는 사전에 대비했어야 합니다. 경찰이든 지자체든, 그게 정부가 했어야 할 일입니다.
",경찰을 미리 배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한 장관부터 당장 파면해야 합니다.
전쟁이 난 것도 아니고 건물이 무너진 것도 아닌데, 아무런 잘못도, 책임도 없을 수는 없습니다. 며칠 애도만 하고 수습만 하고 지나간다면 또 다른 재앙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나 자신이, 내 자녀가 그날 그 자리에 있었다고 생각한다면 대한민국 공동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명확해질 것입니다.
철저히 잘못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고, 앞으로 어떻게 이런 인재(人災)를 막을 것인지를 정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만이 세상을 떠난 젊은 영혼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살아남은 우리가 진심으로 해야 할 책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