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로 인한 부담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추석 명절 10여 일을 앞두고 농축산물 수급에 비상이다. 농산물 애호박이 하나에 3천원인 세상이 와 버렸다.
추석을 코앞에 두고 폭우로 뭐 하나 장보기도 쉽지가 않다. 하늘 높은줄 모르고 펄쩍 뛰어버린 소비자 물가가 부담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서민들 지갑도 얇아져 한숨만 나오는데 생활물가도 끝도 없이 치솟고 있다. 환율 1350원대 돌파와 함께 ‘안 오르는 품목이 없는’ 고물가 시대다.
소비자물가는 연속으로 상승률을 갱신하고 있고, 작년의 9년만에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는 소식보다도 더 암담한 2020년이다. 대구경북은 올해 가뭄과 녹조 등으로 농축산업에서 큰 피해를 입었다. 이같은 피해는 전국적으로 일어났다.
폭우와 폭염이라는 여러 자연재해들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일어났고, 이때문에 내수시장에는 수급 불안정이 일어났다.
코로나19 피해를 극복하고 복구하는 데에만 해도 힘이 부치는 수준인데, 기름값이나 곡물류 폭등과 같은 어려운 전세계 경제상황도 끊임없이 압박을 해 오고 있다. 이렇다보니 시도민들은 추석이 다가오면서 어떻게 연휴를 보낼지 벌써부터 걱정이 쌓일 법 하다.
이가운데 올해 10월에는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또 동시에 오른다는 소식이 겹쳤다. 4월과 7월에 이어 올해만 세 번째 동반 인상인데, 가스와 같은 수입 연료가 계속해서 비싼 값에 들어오고 있는 탓에 한전과 가스공사의 손실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미 지난 6월과 7월에 6%대를 기록했다. 올해 3월에 4.1%로 4%대를 넘었고, 5월 5.4%에 이어 6월 곧바로 6.0%로 올라선 후 7월 6.3%에 달하고 있는 수준이다.
이달 소비자물가는 지난달보다는 낮을 수 있다는 관측이 있는데, 유가가 떨어졌기 때문에 나온 분석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물가로 인한 부담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원재료비 비중이 높은 품목은 가장 먼저 고물가에 영향을 받았는데, 밀가루, 식용유, 빵, 면 과자류 등의 가공식품 소비자물가지수는 7월 전년 동기 대비 8.2% 상승하며 11년 7개월에 만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말았다.
야채들은 생산량은 크게 떨어지고 가격은 크게 올랐다. 올해 배추(전년 대비 생산량 4.1% 감소)와 무(3.8%), 건고추(8.6%), 마늘(12.8%), 양파(18.9%) 등 주요 농산물이 폭우 등으로 생산량이 폭삭 내려앉은 상태다.
이렇다보니 채소류는 25.9% 오르며 2020년 9월(31.8%)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고 말았다. 7월의 주요 외식 품목들은 지난 1월에 비해 6.6% 올랐지만, 집밥도 문제다. 식비를 줄이기 위해 외식이 아니라 가급적 집밥을 택하려고 하지만, 육류, 채소, 어류 등 가격이 오르지 않은 품목이 없다.
오죽하면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이라는 용어가 등장했을 정도다.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가격대를 찾고 ‘가성비’ 추석을 보내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구매역량을 활용해 물가 안정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고물가 시대가 장기화되면 이같은 노력은 기업의 무너짐과 함께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 뾰족한 물가 안정대책이 추석 전까지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