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하면 보이스 피싱에는 누구나 당할 수 있다
보이스 피싱(전화금융사기'Voice Phishing)'은 전화를 통해 신용카드 번호 등의 개인정보를 알아낸 뒤 이를 범죄에 이용하는 전화금융사기 수법을 말한다.
처음에는 국세청 등 공공기관을 사칭해 세금을 환급한다는 빌미로 피해자를 현금지급기(ATM) 앞으로 유도하는 방식이었으나, 이런 수법이 널리 알려진 뒤에는 피해자가 신뢰할 수 있도록 사전에 입수한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수법들이 등장했다.
보이스 피싱은 당장 전화를 받아 금전적 피해를 본 사람 외에도 많은 피해자를 낳는다. 수법 자체가 교모하고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는 탓에 이에 대처하기 어렵다 보니, 보이스 피싱 예방과 관련된 홍보가 꾸준히 나오는데도 피해를 당하기 쉽다는 것이 문제다.
최근 수사기관을 빙자한 보이스 피싱에 속은 한 주부가 무려 수억여 원의 피해를 입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피해자는 지난 5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오랜 기간 동안 보이스 피싱 일당에게 속아 10여 차례에 걸쳐 수금책에게 수억여 원을 건넸다.
이 일당은 검찰과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접근했다. 피해자가 범죄 피해에 연루됐으니 본인 계좌에서 돈을 인출해 수사기관에 맡겨야 한다고 속인 수법이다. 이후 수사기관 직원 행세를 한 수금책은 피해자를 여러 번 만나 피해금을 가로채 달아났다.
이와 같은 피해는 물론 소액 피해까지 보이스 피싱에 속아 볼 수 있는 금전적 피해는 천차만별이다. 수금책이 도주한 뒤의 피해는 세밀하게 조직되고 나눠진 범죄 일당 탓에 검거하기도 어렵고 피해액을 돌려받기도 어렵다는 점도 심각하다.
또한 이런 직접적인 피해 외에도 개인정보 피해나 보이스 피싱에 연루된 일인줄 모르고 범죄에 가담해 억울한 피해가 생기는 일도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불법금융 광고를 수사한 결과 102만 건에 달하는 광고를 적발 및 수집했다.
이를 통해 불법금융업자에게 넘어간 개인정보와 대포통장은 보이스 피싱의 자금 편취 수단으로 악용되는 일이 잦다. 불법광고를 통해 새어나간 개인정보다 또다른 범죄에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보이스 피싱 현금수거책 등을 고액 아르바이트 등이라는 이름으로 속여 범죄인줄 모르고 가담하게 하는 수법도 성행하고 있어, 잘못하다가는 억울한 수사와 처벌을 당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아이돌 그룹 출신 배우가 보이스 피싱 현금수거책 범행에 가담했다가 경찰에 자수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 배우는 지난달 한 보이스 피싱 피해자에게서 현금 600만원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데, 그 역시 마땅한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인터넷을 통해 ‘고액 아르바이트 자리가 있다’는 정보를 보고 일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돈을 건네받은 뒤 이런 행위가 보이스 피싱 범죄의 현금수거책 업무인 것으로 의심해 자수한 덕분에 경찰이 보이스 피싱 피해자가 또다른 범죄 피해도 당한 점을 파악할 수 있게 도왔다.
그러나 해당 배우가 끝까지 자신이 보이스 피싱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면 피해는 더욱 커졌을 수도, 본인이 수사를 받을 수도 있을 뻔한 사건이었다. 검찰과 경찰, 금융감독원 등에서는 절대 개인에게 개인정보를 묻지 않는다.
이런 질문을 해 오는 순간부터 보이스 피싱을 의심해보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며, 비슷한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면 개인정보를 알려주지 않고 전화를 끊은 다음 신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이스 피싱 등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사기범죄는 누구나 평소 주위에 조그마한 관심만 갖는다면 나와 가족, 이웃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인식 확신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피해자 보호기관, 정보통신회사, 금융회사, 정부 부처가 힘을 합쳐 대처하고, 국민에게 수법을 널리 알리는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또한 ATM기 등에서 수상한 행동을 보이는 사람이 보이스 피싱 피해자이거나 수금책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의심이 가는 사람에 대해 적극적으로 신고하면 누군가의 보이스 피싱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