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는 인생을 한바탕 꿈이라고 깨우치고 있다. 행복한 인생을 살던 불행한 인생을 살던 결론은 우주의 시간에 비하면 찰나와 같은 꿈이요, 전광석화(電光石火)같은 시간의 꿈이다. 인간으로 살아 있을 때 탐욕으로 인생을 살다 악업(惡業)만 짓지 말고, 수행하여 우주의 진리를 깨달으라고 불교는 팔만대장경 도처에서 속세의 중생들에게 간절히 권장하고 있다.
오늘 나의 이야기의 주제는 지구촌의 탐욕스러운 인생사는 일장춘몽(一場春夢)이라는 얘기이다. 지구촌의 인생이 영원할 것같이 탐욕을 부리는 자들에 주는 교훈이다.
중국의 한단 땅에 “한단몽(邯鄲夢)”이라는 꿈 이야기가 다음과 같이 전해온다.
서기 731년에 노생(盧生)이라는 청년이 여름 어느 날, 한단의 어느 주막집 평상에서 여옹(呂翁)이라는 노도사(老道師)의 베개를 빌려 잠을 잤는데, 꿈속에서 80년 동안 부귀영화를 다 누렸으니 깨어 보니 주막집 아낙이 메조로 밥을 짓는 동안이었다는 것이다. 중국 침중기(枕中記)에서 나온 이야기이다.
어느 여름 날, 한단의 성문 밖, 대로변의 주막 앞 고목나무 그늘 밑의 평상에 늙은 한 도사가 쉬고 있었다. 그는 여옹(呂翁)이라 불리우는 도사였다. 그는 두건을 벗고, 괴나리봇짐에 기대어 쉬고 있었다. 그 때, 한 농촌의 젊은이가 도사 앞을 지나다가 도사가 쉬는 것을 보고 자신도 조금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도사가 맞은 편 같은 평상에 앉았다. 젊은이는 이십대 중반으로 이름은 노생(盧生)이라 했다.
노생은 평상에 앉자마자 혼자서 땅이 꺼지게 탄식하면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아아, 사내대장부로 태어나서 이렇게 가난에 찌들어 살면서 뜻을 펴지 못하고 살다 죽어야 하나…. ”
여옹은 노생이 탄식하는 소리를 듣고 노생의 관상을 힐끗 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자네는, 튼튼한 몸을 가졌고, 가난하지만, 부모를 모시고 잘 사는 것 같은데 무엇이 불만인가?”
노생은 초라한 늙은 도사의 행색을 보고 순간 입가에 비웃 듯한 웃음이 스치며 시큰둥이 대꾸했다.
“목구멍에 풀칠이야 하지요. 그러나 사나이로 태어난 바에야 나라에 큰 공을 세우고 부귀영화속에 천하에 이름을 떨쳐야 하지요. 전란이 있을 때는 대군을 지휘하는 장군이 되고, 조정에서는 재상(出將入相)이 되어 세상을 풍미하는 영웅호걸이 되어야지요. 저는 뜻을 이루기 위해 학문을 익히고, 무예를 배웠으나 뜻을 펴볼 기회는 없고, 허구헌날, 부모를 모시고 논밭에서 농사를 짓는 농사꾼 노릇이나 하고 있으니 탄식과 푸념이 나오는 게지요.”
“젊은이, 그렇게 농사일은 싫고, 출장입상(出將入相)이 소원이라는 말인가?”
“예. 농사일은 시시해서 싫습니다.”
여옹은 정색하여 말했다.
"모든 인간은 타고난 분복대로 살아야 하고, 부귀공명은 덧없는 것인데?..."
노생은 다시 비웃듯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노인장은 말 같지 않은 말씀 마세요."
여옹은 젊은이에게 말했다.
“내가 자네가 소원하는 부귀영화와 출장입상(出將入相)할 수 있도록 해줄까?”
노생은 “실없는 소리 말라”듯이 비웃어 보이고는 팔벼게를 하고 드러누었다.
“왜 그러시나?"
여옹이 노생에게 물었다. 노생은 갑자기 졸음에 눈이 감기며 간신이 대답했다.
“갑자기 졸음이 몰려오네요….”
"그러면 잠시 잠을 자야 하겠지."
여옹은 괴나리봇짐 속에서 청자로 만든 침구(枕具)를 꺼내 노생에게 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내 퇴침을 빌려주겠네. 소원이 이루어지는 꿈이 올게야."
노생은 때 묻은 골동품 같은 청자 퇴침이 싫었지만 고사할 수 없었다. 여옹은 졸음으로 눈이 감기는 노생의 머리에 청자 퇴침으로 받쳐주었다. 노생이 벼개를 하자 갑자기 노생에게 정신없이 잠이 몰려왔다. 노생의 눈에 여옹의 웃는 모습이 희미해졌다. 때마침 주막집 주모는 부엌에서 수수떡을 찌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노생이 혼곤한 잠에 빠지는 순간, 주막집 문 앞이 시끄러워졌다. 의복으로 보아 귀한 신분인듯한 사내들이 떼지어 나타났다. 그중에 가장 귀한 신분인 듯한 사내 한 명이 소리 높여 노생의 이름을 불러 찾았다. 평안한 청자 퇴침에 머리를 놓고 꿀맛 같은 잠을 청하려는 노생은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 찾는 사람에게 다가가 황송히 물었다.
“왜 저를 찾으세요?”
그들이 황급히 노생을 찾는 목적은 청하(淸河)의 명문인 최(崔)부잣집에서 무남독녀요, 절세미인인 딸의 사위감을 찾는데 딸의 주장인즉 영웅호걸의 인재가 아니면 시집을 가지 않겠다는 주장을 한다는 것이었다. 최부자는 딸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여론조사를 널리 시행했는바, 사위감으로서는 노생이 적임자로 선출되었다는 것이다.
노생은 얼결에 인도하는 사람들이 가져온 가마에 강제로 실려 최부자집을 찾았다. 과연 최부자집은 궁궐 부럽지 않은 대부호였고, 아내가 되겠다고 나서는 부호의 무남독녀는 천녀유혼(?女幽魂) 1편에 나오는 미녀 악체(樂 ?), 2편에 나오는 미녀 왕조현(王祖賢)을 능가하는 팔등신인 절세미인이었다.
노생에게 있어서 세상의 행운이라는 ‘대박’이 연속 터지는 것 같았다. 장인과 노생의 미인 부인이 권하는 바람에 공부를 잘한 것도 없는데 등 떠밀려 시험장에 가서 아무렇게나 몇 자 글자만 적어 제출했는데, 시험관이 노생에게 윙크를 보냈다. 장원급제의 신호였다. 그 이유는 절세미인의 아내요, 부잣집 딸이 다량의 황금을 시험관에게 뿌리는 즉 치마바람을 일으킨 것이다.
노생은 아내가 황금을 시험관에게 몽땅 내주는 치마바람에 진사 시험에 장원합격을 했고, 다음해에 대과의 황제의 어전사(御前試)에 장원합격을 했다. 노생은 절세미모요, 돈 많은 부인덕으로 출세가도에 올랐다.
노생은 졸지에 처음 협서(陜西) 땅의 현위(縣尉)로서 관계에 진출했다. 모두 절세미인인 아내의 내조공덕이었다. 곧이어 노생은 황제가 있는 대궐에서 감찰어사로 발탁되고, 연이어 황제를 가까이 모시는 도승지의 귀한 몸이 되었다. 3년 후에는 다시 협서의 자사(刺史)로 나가 백성을 다스리었고, 곧이어 하남의 협주(陜洲)의 자사를 역임했다.
노생은 토목공사에 능했다. 협주의 서쪽에 80리에 달하는 운하를 파서 새교통을 열었다. 백성들은 기뻐하면서 공덕비를 세워주었다. 그 후 하남도채방사(河南道採訪使)로 승진되었다가 다시 서울시장같은 경조윤(京兆尹)의 대임을 맡았다.
그 해에 서북의 변경에 토번(吐藩)의 난이 일어났다. 토번의 군대가 대거 칩입하여 절도사를 죽이고, 그 땅을 차지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조정에서는 노생을 하서절도사(河西節度使)로 임명하여 반격을 가하게 했다. 노생은 대군을 지휘하여 토번의 군대를 크게 격파하고, 7천여의 적의 목을 베고, 9백리 밖까지 영토를 넓히는 대승을 거두었다.
노생은 3개의 견고한 성을 축성하여 변방의 방비를 튼튼히 했다. 지방 백성들은 노생을 ‘천하명장’이라고 호칭하며 거연산(居延山)에 큰 공덕비를 세워 주고, 생사당을 건립하여 만세토록 백성들이 제향을 받들겠다며 입안에 침이 마르도록 칭송해 마지않았다.
개선장군으로 서울로 입성한 노생은 논공행상결과 이부시랑(吏部侍郞)의 벼슬을 얻고, 곧이어 호부상서(戶部尙書)겸 어사대부(御使大夫)로 승진했다. 절세미인인 부인은 노생에게 자신은 늙고 아이들 키우느라 바쁘다며 20세 미만의 미녀 셋을 간택하여 첩으로 만들어 주야로 시봉하게 해주었다.
그러나, 노생의 인생사에도 불운과 비운과 제행무상은 찾아왔다. 노생이 중국 천하에 인망이 높아짐에 따라서 자신의 지위에 위협을 느낀 당시의 재상과 일당들의 경원을 받아 광동(廣東)의 자사로 좌천되는 비운을 맞았다.
노생은 불운을 탄식하고 울적한 나날을 보내는데, 3년 뒤, 노생을 좌천시킨 재상이 실각하여 죽자 황제로부터 소환을 받아 동중서문평장사(同中書門平章事)라는 고위직을 맡았다. 곧이어 오매불망하던 재상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그로부터 꿈결 같은 10년이 흘렀다.
노생에게는 아들이 다섯 있었는데, 재상인 아버지의 음덕을 입어 큰 학문과 공이 없어도 모두가 고위관직에 오르고, 하나같이 명문의 며느리를 맞이하여 손자가 열을 넘었고, 가문은 크게 번성했다. 중국의 젊은 미녀들이 노생의 첩이되기를 다투었다. 노생은 천자를 보필하여 선정을 베풀고, 명재상으로서 그의 이름을 천하에 떨쳤다.
그러나, 이 세상, 즉 지구라는 행성에 태어난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은 처음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다. 생노병사(生老病死)가 있고, 흥망성쇠(興亡盛衰)는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다.
명재상이라고 이름을 떨친 노생에게 쇠망(衰亡)의 불행이 닥쳐왔다. 누군가, 황제에게 익명소(匿名疎)를 올렸다. 재상인 노생이 황제의 제위(帝位)에 오르려는 반역의 음모를 꾸미고 있으니 황제는 신속히 엄벌에 처하여 조종(祖宗)의 근심을 해소하고, 제국을 번영, 발전시켜야 한다는 요지의 익명소였다. 주장의 근거가 매우 불충분한 주장이었다.
“전략,---노생이 황제의 위에 오르려고 변방의 장군과 내통하여 모반을 꾀하고 있습니다.--후략”
노생에게 그토록 정을 베풀었던 황제는 노생이 자신의 자리를 탐내어 모반을 꾀했다는 익명소를 대하자 급변하였다. 잇빨을 보이고 으르렁 거리는 성난 개가 되었다.
황제는 평소 노생의 이름이 높아가는 것을 내심 두려워하고 있었다. 황제는 노생에게 황제의 지위를 빼앗길 줄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느껴온 것이다. 황제는 익명소를 접하자 노생의 역모사실에 대해 사실여부를 명확히 가리려고 하지 않고, 대노하여 이렇게 외쳤다. "여봐라,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 수 있겠느냐?”
황제는 심복장수들을 은밀히 내전에 불러 엄명했다.
"짐은 노재상을 충신으로 믿었다. 그런데 짐을 배신하고 황제의 지위를 넘보다니 대역무도한 자로다. 즉각 노생을 체포하여 국문하고, 재산은 몰수하고, 처첩과 자손들은 모두 죽이던지 노비로 만들어버려라."
노생은 황제에게 자신의 무고를 설명하고자 하였으나 황제는 만날 수 없었고, 서신조차 전할 수가 없었다. 평소에 노생이 은근히 주는 황금과 보석의 뇌물에 맛붙여 은근히 아부하던 내시는 물론, 뇌물을 받아 챙기던 황제의 총빈(寵嬪)들도 안면 몰수였다.
노생은 졸지에 역적으로 몰려 체포되어 도축장에 개끌리듯 끌려갔고, 재산은 몰수되고 처첩과 자녀들은 참수되거나 노비로 전락하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노생이 졸지에 역적으로 몰리자 평소 친분이 있는 친지들조차 외면해버렸다. 오히려 노생이 포박당하여 목에 칼을 쓴 채 함거(檻車)에 실려 참수대의 형장으로 끌려가자 공손이 허리굽혀 인사하고 아첨 떨던 사람들은 다투워 노생의 얼굴에 침을 뱉고 욕설을 퍼부으며 흙과 돌멩이를 던졌다. 노생의 이마에는 날아오는 돌멩이에 맞아 피투성이가 되었다. 노생은 형장에 함께 끌려와 망나니의 칼로 참수당할 절세미인인 아내와 첩들에 엉엉 울면서 이렇게 한탄했다.
“나는… 길을 잘못 들었소. 나에게는 산동(山東)에 부모님이 물려주신 집과 열 마지기의 논밭이 있어니 분수를 지켜 열심히 일하면, 허기를 면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었소. ”
“인간의 행복은 마음에 있지 부귀에 있지 않다는 것을 이제사 깨달았소. 쓸데없이 부귀를 탐하다가 졸지에 형장에서 망나니의 칼에 의해 비명횡사를 하게 되었으니 후회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소? 한스러운 마음 금할 길이 없소. 아아, 누더기를 입고서도 농사를 지으면서 부모에 효도하고 처자와 함께 백년해로 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었을까. 아아, 이제 후회해본들 부질없는 일이요. 부인과, 여러 총첩들을 이렇게 죽게 해서 정말 미안하오.”
절세미인인 평소 양순한 아내는 독기어린 얼굴에 눈에 시퍼런 불을 켜고 노생에게 이렇게 옥설을 퍼부었다.
"이 양아치 같은 자식아, 너를 만나 돈 들여 출세시켜 놓으니 네놈이 처신 잘못하여 우리까지 비명에 죽게하는구나. 에이 더럽고 못난 놈아! 너같은 놈하고 함께 살아온 내가 크게 후회된다. 에이, 양아치 같은 새끼야!“
노생은 그 누구도 동정하는 사람이 없는 철저히 혼자라는 것을 깨닫고 더욱 소리내어 울었다. 망나니는 시퍼런 큰칼에 술을 머금어 뿜더니 칼춤을 추어댔다. 몇 번이고 망나니는 칼로 노생의 목을 치듯 목에 대보더니, 이윽고 기합소리와 함께 큰칼은 노생의 목을 내리쳤다. 노생은 목에 칼을 맞는 순간 “으악!” 노생은 단말마의 비명을 내질렀다.
“으악!” 비명을 내지르는 순간, 노생은 화들짝 잠에서 깨어났다. 한바탕 꿈이었다. 망나니의 칼에 맞은 목이 어찌나 아프던지 손으로 목을 만져보았다. 목에는 큰 개미 한 마리가 노생의 목살을 힘차게 한 입 물어뜯고 있었다.
노생은 놀라서 말했다.
“아니, 꿈이었지 않아?!”
부엌에서는 주모가 마악 완성된 수수떡을 쪄서 내놓고 있었다.
그 때, 여옹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 젊은이, 어떠한가. 아직도 장군이 되고, 재상이 되고 싶은가? ”
노생이 깜짝 놀라서 물었다.
"그것을 어찌 아시었습니까?"
여옹은 빙그레 웃으며 대꾸했다.
"나의 청자 퇴침을 배고 잠이 들면 평소 소원대로 꿈이 이루어진다네."
노생은 깜짝 놀라 일어나 평상 위에 단정히 앉은 여옹에게 큰절을 하고 말했다.
“감사합니다. 명예와 치욕, 곤궁과 영달, 성공과 실패, 죽음과 삶, 그것들의 도리를 깨우쳐 주셨습니다. 저에게 부질없는 허욕을 버리도록 깨우쳐 주셨습니다. 행복은 분수를 지키는 마음속에 있다는 교훈을 주셨어요. 교훈을 각골명심(刻骨銘心)하듯 분수에 맞게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
여옹은 노생에게 말했다.
“인생에 영원불변의 교훈은, 유한한 복(福) 보다는 영원한 대지혜인 께달음을 얻는 것 뿐이라네. 모든 종교는 고달픈 중생에게 마음에 위안을 주는 것 뿐이지. 보지도 못한 천당과 극락, 지옥, 전지전능한 유일신, 부처님을 내세워 중생에게 헌금과 시주금을 받아 수입 잡아 살면서 정작 고통 받는 중생에게 복을 주기는커녕 제대로 마음의 위안조차 주지 않는 도적 같은 자들에 속아서는 안된다네. 인생에 있어 항상 지혜 있는 선지식(善知識)을 찾아 인생의 교훈을 얻고, 부모님에 효도하게나.”
여옹은 허망한 욕망에서 회심(回心)한 노생을 보고 만족해하고, 청자 퇴침을 다시 괴나리 봇짐속에 넣고 여옹이 일어섰다. 노생은 평상에서 내려 합장하여 간절히 말했다.
"어느곳에 계시는지요. 찾아뵙고 싶습니다."
"허허허, 구름처럼, 물처럼 흘러 다닌다네. 인연이 있으면 또 만날 수도 있겠지. 자네는 전생에 지은 업(業)과 복(福)과 운명이 출장입상(出將入相)할 상(相)이 아니네. 시골 마을의 부자는 될 수 있는 운명이네. 석달 후면, 가난한 집 출신의 미인이 찾아올걸세. 전생의 아내이지. 아내를 사랑하고, 분수를 지키고, 부모에 효도하면서 열심히 사시게나. 인생은 우주의 시간에 비하면 너무 짧고, 한바탕 꿈이지. 일장춘몽(一場春夢)."
여옹은 연신 껄껄 웃으면서 괴나리봇짐을 등에 지고 죽장(竹杖)을 짚고 사라져갔다. 노생은 여옹이 사라져 모습이 보이지 않아도 그 쪽을 향해 서서 합장하여 거듭거듭 고개숙여 절을 올렸다. 아아, 약육강식(弱肉强食)의 무서운 지구촌에서 일장춘몽(一場春夢)같은 짧은 인생을 살면서 살아생전에 진실한 깨달음을 주는 스승과 해후하여 교훈을 얻는다는 것은 얼마나 큰 복인가!!
李法徹(이법철의 논단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