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과거 반성의 과물탄개(過勿憚改)의 전환과정이 필요하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6월 11일 개최된다. 이번 당 대표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역사적 책무는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훌륭한 후보자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아울러 당 소속 101명 국회의원들의 에너지를 제대로 집약하면서, 수많은 당원의 마음을 하나로 묶을 수 있어야 한다. 당의 외연을 확장하기 위한 여러 난제도 슬기롭게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포용력과 통찰력 있는 전략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지금 대선 여론조사 지지도가 높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영입하면 정권교체는 간단히 끝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마디로 자격이 없다고 본다. 그런 단견(短見)으로 어찌 살아 움직이는 험악한 대선판에서 승리할 수 있겠는가?
지금의 상황으로 보아 당내인사 중에 대선 후보에 거론되는 인물들만으로는 대선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국민적 신망을 받고 있는 외부 인사를 영입해서 함께 겨루는 신명 나는 경쟁의 판을 깔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미 나는 윤 전 총장이 진정한 우리나라의 정치 지도자가 되려 한다면 보수 분열적 원인이 되는 “문재인 정권 적폐 수사의 현장 지휘관”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라도 과물탄개(過勿憚改)의 전환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친다면 윤 전 총장은 훌륭한 후보군 중의 한 명이 될 수 있다. 문재인 정권의 핵심 정책인 탈원전과 관련된 감사에서 보여준 단호한 결기와 인간적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최재형 감사원장 같은 분도 소중한 우파 자산이다.
하지만 이런 분들이 대선의 장에 들어오기까지는 여건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분들이 들어올 명분을 가지도록 ‘판’을 제대로 깔고 키울 수 있는 전략을 가진 사람이 당 대표가 되어야 함은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당 대표는 국민의 선거에 의해 선출되는 공직 후보자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당의 대표이다. 따라서 당의 주인인 당원의 선택 비중이 높아야 함은 물론이다. 지금 국민의힘은 현재 당심 대 민심(국민여론조사)의 비율은 7:3으로 하고 있다.
선택 비중이 9:1을 고수하고 있는 민주당에 비해서는 민심의 반영 비율이 훨씬 높다. 지금 당 일각에서는 영남당 극복이라는 혁신을 명분으로 하여, 상대적으로 당원이 많은 영남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민심의 반영 비율을 높이자는 의견이 있다.
이는 어려울 때 당을 지켜준 당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 뿐 아니라, 국민여론조사라는 것도 결국 언론에 많이 노출된 인지도 조사라는 측면이 강한 것을 감안해 볼 때 논리적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본다. 당 대표 선출은 인기 연예인을 뽑는 행사와는 다른 관점에서 봐야하기 때문이다.
거듭 말하지만 지금 국민의힘 당 대표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정권교체라는 역사적 책무를 통감하면서, 이를 이루어내기 위한 통찰력이 있는 전략과, 진중(鎭重)하면서도 포용력 있는 리더십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존경하는 당원동지 여러분과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 여러분께서는 이번 국민의힘 당 대표가 되려는 이가 역사적 책무가 아니라 자기정치와 자기선전, 진중이 아니라 경망, 전략이 아니라 단견에 젖어있는 이들은 없는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제1야당인 우리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가 국민들 눈에는 분열의 장이자 희화화(戲畫化)의 모습으로 비추어져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2021. 5. 17.
대구 달서구병 국회의원 김용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