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낳은 세계적 테니스선수 정현(세계랭킹 56위)이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대회 4강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정현은 24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천500만 호주달러· 한화 약 463억 원) 10일째 남자단식 8강 전에서 미국의 테니스 샌드그렌(세계랭킹 97위)을 3-0(6-4 7-6<7-5> 6-3)으로 완파했다.
이는 한국인으로 최초의 기록이며, 은퇴한 이형택 선수가 가지고 있는 세계랭킹 36위를 넘어 30위권 안쪽으로도 들어 올 수 있는 멋진 승리다. 이날 승리로 정현은 또 상금 88만 호주달러(7억5천만 원)를 확보했으며, 준결승에서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토마시 베르디흐(20위·체코) 승자와 맞붙는다.
이날 경기에서 정현은 1세트 게임스코어 1-1에서 샌드그렌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3-1로 앞서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후 정현은 자신의 서브 게임을 착실히 지키며 1세트를 6-4로 따냈고, 2세트에서도 게임스코어 2-0으로 앞서기 시작, 쉬운 승리를 할 것으로 예측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세계 10윈 안쪽의 도미니크 팀(5위·오스트리아), 스탄 바브링카(8위·스위스)를 연파하며 97위답지 않은 경기력으로 기세를 올린 샌드그렌의 반격이 거셌다. 이후 두차례나 정현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게임스코어 5-3으로 승부를 뒤집은 것이다.
하지만 정현의 자력이 이때 다시 나타났다.
이어진 샌드그렌의 서브 게임을 곧바로 빼앗아 승부를 타이브레이크까지 끌고 갔고, 타이브레이크에서는 4-5에서 연달아 3포인트를 따내 2-0을 만들었다. 그리고 타이브레이크 점수 2-2 상황에서 정현의 절묘한 백핸드 발리 위너가 터지면서 코트를 가득 메운 1만 5천여 관중의 탄성이 터졌다.
2세트 고비를 넘긴 정현은 3세트 게임스코어 2-1에서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샌드그렌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고 결국 2시간 29분 만에 4강 진출을 확정했다.
4강 상대는 페더러-베르디흐 경기 승자가 되지만 페더러가 베르디흐와 상대 전적에서 최근 8연승에 19승 6패를 기록 중이라 페더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정현은 세계랭킹 1위를 지낸 조코비치를 16강 전에서 만난 이후 다시 전설의 테이스선수인 페더러를 만나는 등 이제 그가 최 정상의 선수임을 입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