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생을 살아가다 보면 세상만사 새옹지마

어떤 고난과 어려움이 있더라도 참고 기다린다는 옛 사람들의 지혜가....

2017-11-17     권오섭 대구천사후원회 회장
▲ 권오섭 대구천사후원회 회장.

인생에 있어서 길흉화복은 항상 바뀌어 미리 헤아릴 수가 없다는 뜻의 ‘세상만사 새옹지마(世上萬事 塞翁之馬)’라는 말은 우리들이 많이 들어 온 말이다.

이 새옹지마의 줄거리는 이렇다. 옛날 중국에서 새옹이라는 노인이 살았는데, 그가 애지중지 기르던 말이 어느 날 갑자기 종적을 감춰버렸다.

마을 사람들이 그 노인을 가엾게 여겨 위로를 하자 새옹은 덤덤한 표정으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하는 수 없지, 하지만 곧 좋은 일이 있지 않겠나.”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얼굴을 하였다.

그런데 며칠 후 자취를 감춘 말이 준마를 데리고 들어왔다. 전화위복인가. 그런데 며칠 후 준마를 타던 아들이 말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다. 사람들은 “뜻밖의 불행이군.”이라며 새옹을 위로했다.

얼마 후, 전쟁이 일어났다. 마을 청년들은 모두 징병되었고, 그중 대부분이 전사했다. 다행히 새옹의 아들은 다리가 부러진 덕분에 징병을 면할 수 있었다. 이것이 ‘새옹지마’의 줄거리다.

지난 15일 예고도 없이 찾아 온 재앙이 포항에 찾아 들었다. 초청하지도 않은 불청객이다. 대상도 없다. 그저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어쩔 수 없는 재앙이다. 이처럼 우리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 가운데 어떤 것이 행복이 될지 모르고, 어떤 일이 불행이 될지 모르면서 살아가고 있다.

동기부여(motivation)에 대한 강연에서 세계 제일로 알려진 조셉 머피는 이런 명언을 남겼다. “재난 속에는 행복의 싹이 숨어있다.” 성경에도 비슷한 말이 있다. “지금 우는 자여, 후일에 웃을 일을 얻을 것이다.” 일시적인 괴로움에 신경 쓰지 말고 ‘이로써 잘 될 거야, 이미 행복의 싹이 트기 시작했어!”라는 확신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살다보면 걸림돌은 발전의 전조인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망설이기도 하고 비관하기도 한다. 인간인 이상 이는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어차피 인간은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인간의 자그마한 지혜로는 어찌해볼 수 없는 일들이 수없이 많다.

그러니 뒷일은 세상만사 새옹지마, 천명을 기다릴 뿐, 이런 달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간이 살아가다 보면 가끔 당혹스럽고 충격적이면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생긴다. 기억하기도 싫고 없었으면 하는, 꿈이었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 그런 일들이 일어난다.

이때 나쁜 상황을 벗어나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다. 인정하거나, 피하거나, 어떤 방법을 선택하더라도 상황이 나쁜데는 변함이 없다. 우리 조상들은 그것을 알았기에 전화위복(轉禍爲福)이란 말이 나왔고, ‘액땜’이라는 말도 나온 것 같다.

후손들이 실수할 것을 배려한 멋진 표현이라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런 멋진 표현에도 불구하고, 이런 배려에도 불구하고, 충격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괴롭고 힘들 때, 시간을 다시 되돌릴 수 있다면 좋겠다. 그게 우리를 행복하게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어떤 복(福)이 오기 위해서 화(禍)가 찾아 온 것일까?

정확한 원뜻에 접근하면 사실 이런 표현에는 전화위복이라는 말보다 새옹지마가 조금 더 어울린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참고 기다린다는 옛 사람들의 지혜가 묻었다. 그러나 사람인지라 극복하기에는 매우 힘든 날들의 연속이다. 날씨마저 점점 추워져 우리들의 마음을 얼어붙게 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