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임은정 검사' 공수처법 통과 긴급호소

‘공수처법’ 국회 표결 D-1...검사출신 의원들의 양심에 호소

2019-12-29     이강문 대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이 30일 오전 10시부터는 표결에 들어갈 수 있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임은정 부장검사가 다시 한번 공수처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민주당내 검사출신 의원들의 양심에 호소했다.

임은정 부장검사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먼저 검찰내에서 오고갔던 공수처법에 대한 분위기를 전했다.

즉 “문무일 전 검찰총장님은 공수처 도입이나 수사권 조정이 자신의 임기 중 가시화될 줄 상상도 못했었던거 같아요.”라면서 “사석에서 검사들에게 아마 안 될거라며 흐뭇하게 말하더란 말을 풍문으로 전해들었으니...”라고 말했다.

이어 “개혁법안이 패스트트랙에 올라타 급해지니 기자 회견장에서 옷을 흔들며, ‘옷이 흔들린다. 어디서 흔드는건가?’ 뉘 들을까 부끄러운 남탓을 다급하게 하신거겠지요”라고 꼬집었다.

계속해서 “윤총장님 역시 국정농단, 사법농단, 삼성 수사로 검찰개혁을 늦추며, 국민적 지지를 등에 업고 패스트트랙 수사와 집권세력에 대한 공격으로 너끈히 막아낼 수 있으리라고 자신한게 아닐까... 짐작해봅니다”면서 “국회 입법권을 존중한다, 검사들이 국회의원들을 만나 반대의견 개진하지 못하게 하겠다... 뭐 이렇게 자신만만하게 발언하다가, 다급해지니 독소조항 운운 트집을 잡고 있으니까요”라고 비판했다.

임 부장검사는 “검찰은 자정능력이 없다”면서 “수사의 성역과 같았던 검찰을 수사할 견제기관을 제발 만들어주십시오. 검찰은 자정능력을 이미 잃었습니다. 검찰의 이중잣대를 이제는 처벌해주십시오. 그래야 검찰 수사가 공정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수처는 누가 견제하냐구요?”라고 물으면서 “막강한 인력, 수사와 언론 플레이 노하우를 보고 있지 않습니까?”라고 자답했다.

계속해서 “저 적은 인력으로 첫 발을 내딛을 공수처가 자리를 제대로 잡을까...걱정스럽습니다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겠지요. 너무도 아쉽지만, 공수처가 이렇게라도 출범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면서 “공룡과 같은 우리 검찰이 병아리 공수처를 누가 견제하냐고 포효하며 반대하는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이 어디 한둘이겠습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또 “반대를 위한 반대에 골몰하기보다, 자정능력을 어떻게 회복할까, 국민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까, 사법서비스 질을 어떻게 높일까를 골몰하는… 그런 검찰다운 모습을 이제라도 보여주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임 부장검사는 이 같이 말한 후 추신을 통해 당부했다.

그는 먼저 “조응천 의원님과 금태섭 의원님이 공수처법안에 대해 이런저런 이론이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면서 “두 분 의원님은 검찰 선배로 검찰의 오늘에 책임이 없지 않다. 선배님들을 뽑아준 주권자 국민들을 위해, 검찰에 남아 힘겹게 버티고 있는 저를 비롯한 후배들을 위해 대승적 견지에서 법안에 찬성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립니다”고 호소했다.

두 번째로 “저는 검찰이 수사 단서를 확보하여 해야할 수사를 하는 것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이 아닙니다”면서 “노골적으로 검찰의 수사의도가 드러나 우려스럽지만, 이 또한 권력을 쥔 청와대와 검찰에 교훈이 없지 않겠지요. 역사에 헛됨이란 없으니까요”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과거 경험을 말했다.

즉 “7년 전 이 시간, 저는 무죄 구형 강행 후 영화 <레 미제라블>을 보며 울고 있었어요”라면서 “상황이 너무 무서웠고, 영화에 많이 위로 받았으니까... 그때도 지금의 내 발버둥이 헛되지 않으리라고 확신했었는데, 7년 뒤 공수처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걸 보며, 감격하고 있습니다. 더디지만, 너무 더디지만, 그럼에도, 역사는 전진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