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유승민파 권은희 당비미납 이유 당직박탈

2019-11-11     민철기 기자

바른미래당 분당시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손학규 대표가 이끄는 당권파는 변혁 측의 권은희 최고위원의 최고위원·전국여성위원장 직을 직책당비 미납을 이유로 박탈했다.

▲ 손학규 대표가 바른미래당 최고위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11일 오전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당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을 통해 권 최고의 당직박탈에 대해, 바른미래당 당헌당규에 따라 당원 및 당직자는 당비와 직책당비를 낼 의무가 있으나 권 최고위원은 9개월 동안 당비를 미납했다고 전했다.

또한 권 최고의 당비미납에 대해 당 사무처에서는 납부 독려 문자를 3번 보냈음에도 권 최고가 이에 응하지 않았음도 말했다. 그러면서 "직책당비를 6개월 이상 납부하지 않은 당직자는 당직을 박탈하며 또한 공직선거 후보자 신청 자격을 박탈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권 최고는 당장 당의 방침을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식상한 구태정치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젊은 의원이 상대적으로 많고 청년의 지지를 받고 있는 바른미래당으로서는 리더십 교체가 절실했으나 손 대표는 자신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본인의 뜻에 반하는 사람들은 모두 윤리위원회를 이용해 제거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손 대표가 당을 사당화하는 것을 최고위원으로서 막지 못했다. 책임을 통감한다. 그런데 마지막 남은 선출 최고위원인 저를 당비 미납으로 당직을 박탈했다"면서 "손 대표가 사당화한 당에 당비를 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자신의 당비 미납이 고의임을 인정했다.

또 “같은 이유로 월 200만원의 활동비를 주겠다고 하는 것도 거절했다"며 "활동비로 갈음하라"고 말하고는 "손 대표는 최고위원들은 안중에도 없고 본인이 가질 수 있는 것에만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대표실을 가지고 있으면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제가 사용하기로 했던 정책위의장실을 자신의 사적인 공간으로 차지했다. 국회에 머무를 곳도 없는데 대표와 무슨 소통을 하겠나"라고 따졌다.

그리고는 “정치상황이 혼란스럽다. 더불어민주당도 싫고 자유한국당도 싫다는 무당층이 많다"며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의 일원으로서 상식이 통하는 나라, 국민이 마음 편한 나라를 만드는데 작은 밀알이 되겠다"고 말해 변혁의 신당창당에 앞장설 것임도 피력했다.

한편 손 대표는 앞서 문병호 최고위원이 사퇴하므로 공석이 된 임명직 최고위원에 김관영 전 원내대표를 임명, 당권파 다수의 최고위를 결성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바른미래당 최고 지도부인 최고위원회는 확실하게 손 대표 측의 당권파 일색이 되므로 손 대표는 이를 바탕으로 총선기획단 등을 설치하면서 차기 총선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애초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는 오신환 원내대표(당연직 최고위원)를 포함해 하태경·이준석·권은희·김수민 등 퇴진파가 다수였으나, 하태경·이준석 최고위원의 징계에 이어 이날 권 최고위원까지 당직이 박탈돼 당권파가 다수를 차지하게 됐다

반면 신당을 추진 중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이하 변혁)'은 유승민 의원의 공언대로 12월 신당창당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바른미래당은 빠르면 12월 중으로 확실하게 분당될 것으로 보인다. 변혁을 이끌고 있는 유승민 의원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회동한 뒤 통합이 아니라 신당창당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