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문칼럼] 내일은 한글 제 573돌 한글날이다.
한글사랑 나라사랑으로 이어지는 글로벌화로 한글을 되살려야
내일 10월 9일은 제 573돌 한글날이다. 한글은 남북한, 해외동포 등 7000여만 명이 사용하는 세계 13위권의 주요 문자다. 세계에서 자국의 문자를 사용하고 있는 나라는 30여 개국이 채 되지 않는다. 그만큼 한글은 대단히 위대한 우리의 문화유산이란 뜻이다.
한글날(영어: Hangeul Day, Korean Alphabet Day)이란?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한 날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날인 10월 9일을 지난 2013년 10월 9일부터 국경일로 재 지정 세종문화회관에서 ‘한글날 경축식’을 개최한다.
우리 한글은 세계 속 언어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태국 치앙마이 한글학교, 호주 새순 한글학교, 프랑스 파리 한글학교,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한국학교 등 118개국 1,855개교에서 10만여명이 배우면서 세계적 문자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데서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과 SNS의 범람한 시대를 맞아 오늘날의 ‘한글사랑 정신’이 어느 정도인지 되돌아봐야 한다. 트위터 등 단문중심의 간편함에 짓눌려 문장다운 문장은 설자리조차 찾기 어려운 세상이 되고 말았다.
공공기관에서 조차 한글을 홀대하고 있다는 목소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어기본법 위반, 맞춤법 등 어문 규범 오류, 외래어와 한자어 사용 등 한둘이 아니다. 길거리엔 ‘차칸포차’ ‘The 술집’ 등 조합어로 된 간판이 날로 늘어나는가 하면, 공공기관에선 아직도 한자 간판이 버젓이 걸려있는 곳도 있다.
무엇보다 한글파괴가 심각한 것은 SNS다. 인터넷 대중화와 함께 쉽게 이해 하기도 어려운 국적불명의 신조어가 범람하면서 한글파괴는 극에 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완전 ∼하다’면서 ‘완전’이란 명사가 부사어로 잘못 쓰이고, ‘개∼’라는 접두사는 일상화되었다.
한글 파괴로 ‘짱∼’ ‘졸∼’이라는 말도 청소년들 사이에 자연스러운 접속어가 되어 버렸다. SNS상 한글파괴는 대화문화에 돌연변이를 생성시켜 소통 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
글 모르는 백성을 안타깝게 여기며 ‘쉽게 익혀 편하게 사용하도록 하라’는 세종대왕의 당부가 무색하다. 영화 ‘철의 여인’에서 대처는 이렇게 말한다. "생각은 말이 되고, 말은 행동이 되며, 행동은 습관이 되고, 습관은 인격을 형성하며, 인격은 운명을 좌우한다."
우리 말과 우리 글은 한민족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귀한 세계문화유산이다. 아름다운 말과 글로 국가의 품격을 높여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정신을 되새기면서 새로운 창조를 거듭하도록 국민 모두가 평상시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한글이 국적불명의 문자에 묻혀 버리도록 방치한다면 이보다 더한 수치가 없을 것이다. 언어 혼돈의 시대 우리 민족의 정체성확립을 위해선 한글 사랑 정신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