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문칼럼] 대구광역시 중학교 무상급식 계기로 급식의 질도 관리해야...

중학생 6만3197명 전면 무상급식 혜택 제공… 전체 소요비용 416억.

2018-11-24     이강문 주필
▲ 지난 22일 오후 대구시의회 간담회장에서 ‘중학교 무상급식 관련 긴급 공동 기자회견’이 열렸다. (왼쪽부터)류한국 서구청장,권영진 대구시장,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2019년부터 중학교 전면 무상급식 결정을 발표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대구시 제공

대구 전지역 중학교 전면 무상급식 실시를 환영한다. 대구시(시장 권영진)에 따르면 내년부터 대구지역 모든 중학교에도 전면 무상급식이 도입된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류한국 서구청장(구·군협의회장)은 지난 14일 오후 4시 대구시의회 2층 간담회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부터 대구지역 모든 중학생에게 무상급식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대구광역시와 8개 구·군, 대구교육청이 14일 무상급식 시행에 따른 예산지원에 합의했다. 이로써 대구지역 초·중학교는 저소득층에 대한 선별적 무상급식이 아닌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 무상급식으로 완전히 바뀐다.

학교 무상급식은 시대적 흐름이다. 내년부터 지역 전체 중학생 6만3197명이 전면 무상급식 혜택을 받게 됐다. 소요되는 비용은 전체 416억원으로 이 중 시교육청이 전체 비용의 50%에 해당하는 208억원을, 대구시 166억원(40%), 8개 구·군 42억원(10%)를 각각 부담한다.

이번 전면 무상급식의 전격적인 도입엔 시교육청이 대구시로부터 받을 학교용지 부담금을 갚아 나가는 기간을 2~3년간 유예해주면서 다른 예산을 줄이지 않고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재정이 열악한 달성군을 제외한 7개 구에서도 동의를 하면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결정으로 달성군의 경우엔 내년도 예산안에 중학교 전면 무상급식 예산 24억8000만원을 편성했지만 실제 소요되는 경비 6억~7억원을 제외한 비용을 다른 사업으로 사용할 수 있게됐다. 

반면 재정자립도가 낮은 구청의 경우엔 시가 특별교부금을 지원하거나 구청 사업비를 대신하는 등의 방식으로 부담을 줄여줄 것으로 파악됐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그동안 중학교 전면 무상급식 추진과정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시교육청 그리고 8개 구·군과의 원활한 소통과 협의 통해 오늘 합의를 보게됐다”며 “앞으로 지역 학생들의 건전한 심신 발달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중학교 보편적 무상급식을 결정하기까지 대구시는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주력 섬유산업의 침체로 대구지역 경기가 위축되고 있는 현실이지만 중학교 무상급식에 대한 시민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전국적 흐름이므로 대구시민만 상대적 불이익을 받게 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내년에도 식품비가 10%가량 인상된다. 아이들이 우수한 식단을 제공받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기에 급식의 질 향상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지역 고등학생 전면 무상급식에 대해서도 먼저 재원을 마련한 뒤 합의를 함에 있어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직 중학교 무상급식을 행하지 않는 자치단체는 17개 시·도 가운데 경북을 비롯해 대구, 경남, 대전 등 4곳에 불과하다. 무상급식 시행 이후 남은 일은 학교 급식의 질이다. 무상급식을 한다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학교 급식의 수준에 대해서도 교육청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무상급식은 자치단체가 지원하는 학교 급식비가 어느 학교나 같다는 것이므로 급식의 질도 가장 높은 수준으로 같아져야 할 것이다.

교내에서 이뤄지는 급식은 교육과정의 하나로 봐야 한다. 더구나 초등·중학교는 의무교육이 아닌가. 자치단체가 기꺼이 나서 지원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교육청도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얻어내려 해서는 안 된다.

일단 중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받아들이고 초등학교의 분담 비율을 높이는 문제는 차후로 돌려야 할 것이다. 중학교 전면 무상급식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곧바로 돌아가는 이익이기에 하는 말이다.

▲양파방송.양파뉴스 이강문 총괄사장.

대구지역 학교급식의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이미 학생들 사이에선 학교 급식으로 학교선호도가 나눠져 있을 정도다. 학생들에겐 매일같이 반복되는 점심시간이다. 학교급식 외 달리 방도가 없는 상황에서 맛없는 음식을 먹지 않을 수 없다면 그야말로 고역이다.

영양사들이 영양균형을 고려해서 식단을 짜고 자격증을 가진 조리사들이 요리를 한다고는 하지만 맛이 없어서 먹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학교가 얼마나 재미없는 곳인지는 구태여 설명하지 않아도 안다. 하루 한끼 먹는 즐거움이라도 있다면 그나마 작은 행복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