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문칼럼] 추석 명절에 비친 지역 민심을 정치권은 적극 부응해야...

정부와 썩은 정치권은 추석 지역민의 성난 민심을 똑바로 받들어야 한다.

2018-09-30     이강문 주필
▲ 양파방송.양파뉴스 이강문 총괄사장.

민족 최대의 명절 올해 추석은 지난여름 유례없는 폭염이 기승을 부린데다 기습적인 폭우가 겹치면서 농작물 피해가 막심해 농어민이 시름에 잠긴 것은 물론 장바구니 물가가 폭등으로 유달리 즐거운 민속 명절 분위기는 아니었다.

또 인근비 상승에 청년 취업난을 비롯해 중소 자영업자들의 몰락, 치솟는 부동산 가격, 소득 양극화 심화 등 경제 분야가 온통 암흑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의욕적인 경제 정책 추진과 달리 온갖 민생 지표는 거꾸로 추락하는 타이타닉호로 변해가고 있다.

남북 제3차 정상회담과 한미 정상회담 등으로 남북의 평화 협력무드에 대한 기대감은 크나 서민들은 먹고 사는 문제 앞에서는 한반도 비핵화나 평화도 한걸음 뒤였다. 장기간의 경기침체와 청년실업, 가계부채 등 기존 악재만으로도 버거운 마당에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특히 이번 추석 연휴 동안 여야 지도부와 지역 의원들은 민심을 살피겠다며 지역구 곳곳을 누비면서 유권자와 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했을 것이다. 여야는 내달 1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대정부 질문과 이후 국정감사를 앞두고 민생보다는 정치적 이슈를 부각시키며 정국 주도권 쟁탈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추석 민심을 청취한 뒤 나온 여야 정치권의 반응도 엇갈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평화를 통한 경제발전을 강조 했고,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고용참사·최저임금 인상 등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주장하며 비판의 강도에 날을 세워 톤을 높였다.

기존 여야 정치권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상당히 크다는 것을 여야는 체감했을 것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당리당략에 매몰돼 이전투구나 아전인수식의 적반하장 정치 굿판을 벌이는 정치권에 대한 환멸이 커가고 있음을 자각해야 하겠다.

문 대통령과 여당 더민주당 지지도가 추락하는데도 제1 야당이 10%대 지지율로 반사이익을 못 챙기는게 과연 무슨 뜻이겠는가. 이번만큼은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국민들의 민심을 왜곡하지 말고 경건하고 겸허한 마음과 눈으로 제대로 국민의 마음을 읽고 봤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소득주도성장정책만 해도 그렇다. 여야별, 지역별, 의원별로 찬반 목소리가 제각각이다. 정작 쓴소리를 듣기보다는 주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듣기 좋은 말만 듣고 온 것은 아닌지 냉정히 되짚어 볼 일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명 백화점의 추석선물세트 판매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늘었다. 대형마트도 비슷한 수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이 같은 소폭 상승은 올해 1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농축산물 선물 상한액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조정되는 등 호재를 감안하면 웃을 수 없는 성적표다.

여기에 정치권이 생생한 민성(民聲)을 설령 청취해 들었다 해도 국정과 의정에 반영하는 노력이 결실로 뒤따르지 않는다면 별무소용이다. 서민생활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부 정책과 민생 입법의 밑거름의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정기국회의 향후 일정은 추석 민심을 제대로 실천에 옮기는지를 가늠하는 장이 될 것이다. 대정부 질문에 국정감사가 이어지고 새해 예산안 심사가 진행된다. 이제 정부와 정치권은 추석 지역민의 성난 민심을 똑바로 받들어야 한다.

썩은 정치권은 지역민들의 성난 민심을 겸허히 청취하고 잘 수렴해야 비호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