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설조’ 스님 목숨 건 단식...청년 불자들 격문 발표

2018-07-12     민철기 기자

세수 88세의 설조 스님이 종단의 재정투명화와 파계한 최고위직 승려들 퇴진을 비원하며 22일째 생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단식을 조계사 일주문 옆 노천에서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청년 불자들이 격문을 통해 호응하고 나섰다.

109명이 참가하고 있는 대한불교청년회를 사랑하는 사람들(이하 불청사랑)이 12일 모든 불교청년들에게 설조스님과 불교스님을 살리기 위한 유일한 방안이 조계종 적폐청산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면서 격문을 발표한 것.

불청사랑은 이날 격문을 통해 “세수 88세에 이른 설조스님은 종단의 부패에 대한 도덕 불감증을 일깨우기 위해 단식에 돌입했으나, 종단 유지를 위해 만들어진 계율을 파계한 승려 중 어느 누구도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단은 지금까지 인간세상에서 가장 평등하고 향기로운 공동체의 모습을 유지하기위해 스스로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만시지탄의 대상이 된 것”이라면서 “조계종의 절망적 현실에 기인한 송담스님의 탈종, 서의현 前총무원장의 복권, 백양사 도박사건, 교구본사의 금권선거, 은처자 용주사주지 문제, 동국대 표절 총장, 탱화 절도 이사장, 적광·대안스님 폭행 등등 일련의 파계와 폭력은 일상화되었고, 돈이 된다는 공찰들은 몇 몇 권승勸僧들에 의하여 사유화되다시피 했으며, 일반 스님들에게는 각자도생의 험난하고 무기력한 삶을 유도한 것이 자승종단 8년의 결과”라고 꼬집었다.

불청사랑은 계속해서 “종단의 내부자정을 도모해야할 교계언론은 불교포커스와 불교닷컴을 제외한 모든 언론은 종단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나팔수로 전락하였으며, 엄중하게 내부규정을 적용하여 권승을 제어해야할 종무원, 푸르른 눈碧眼으로 부처님 법을 사수하여야할 수좌와 젊은 스님 일부는 권력 앞에 줄을 서는 형국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승종단은 급기야 학력위조, 재산은닉, 은처자 의혹, 과실치사라는 파계 투성이의 설정종단을 출범시켰고, 조계종의 최고위직 3원장이 모두 온갖 파계사실로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었고, 교구본사 주지들의 성폭행, 은처자 보유는 물론이고 우리의 자랑인 ‘천년고찰’ 내에서 도박장을 운영하였다는 조롱성 보도까지 나왔다”고 강조했다.

불청사랑은 “설조 스님은 20여일 넘는 단식을 하면서 종단의 자원과 부를 독점하고 있는 현재의 파계 승려들이 물러나고 사찰재정 투명화와 조직의 현대화를 통해 한국불교를 현대적 불교공동체를 만들자는 불교개혁 방안 제시에 그 목적을 두었다”면서 “우리는 자신의 허벅지 살을 잘라 병든 비구에게 고기죽을 바친 숩삐야의 청신녀처럼, 반드시 설조스님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불청사랑은 계속해서 “지금 저들 적폐 권승이 누리는 부와 권력은 청정한 스님에게 바치는 신도들의 청결한 공양물과 국민의 혈세로 그들의 일탈은 도둑질과 다름없는 행위”라면서 “우리 불교교단이 사부대중의 것임을 자각하고, 청년만해의 후예로서 깨어나 분연히 일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불청사랑은 “먼 훗날 후배 청년들이 선배 청년들은 오늘 어디에서 무엇을 하였는가? 묻는다면 어떻게 답하려 하십니까?”라고 따져 물으면서 “오늘 우리들의 행동은 한국 불교역사에 자부심으로 남을 것을 확신하고, 부처님과 함께라면 어떤 고난마저도 감미로운 이 성전에 파사현정 불퇴전의 청년 기개가 살았음을 보여줍시다”라고 말했다.

불청사랑은 이 같이 말한 후 행동강령으로 ▲청년 불자들은 설조스님의 단식정진을 외호하며, 그 숭고한 뜻을 지지한다. ▲청년 불자들은 설조스님을 외호하고, 살리는 길이 조계종 파계권승들의 퇴출에 있음을 각인하고, 그들의 퇴출운동에 동참한다. ▲우리는 불교파탄의 도덕적 정치적 법적 책임을 져야할 현 조계종 집행부와 중앙종회가 해체되고, 사찰과 종단의 재정 투명성 그리고 종단의 자정기능을 마련할 비상 혁신기구가 구성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는다. ▲청년 불자들은 7월 14, 15일 1박2일간 조계종 적폐청산, 파계권승 퇴출을 위한 청년 불자 집중정진에 참여한다. ▲청년 불자들은 조계종단 적폐청산을 위한 교계 및 시민사회단체와 적극적인 연대와 동참을 한다. 등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