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언론인연대회 인터뷰] 국정감사 BEST 10 자유한국당 ‘정용기’
[인터넷언론인연대회 특별취재팀] 국정감사는 국회의원들의 의정 성과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현장이다. 국회의원들은 3주 동안 진행되는 국정감사에서 각종 현안을 질의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하지만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이슈가 제기되면서 개별 의원이 주목했던 사안이 주목받지 못하고 순식간에 잊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제기된 이슈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쏟아야 할 사안도 있을 것이다.
2017년 국정감사에서도 국회의원들은 많은 이슈를 생산하면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3주 동안 펼쳐졌던 올해 국정감사에서 그 활약이 돋보였던 국회의원 10인을 추천을 받아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한다. 의원 자신이 생각하는 2017국감의 성과와 앞으로도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하는 사안은 어떤 것이 있는지 등을 물어보았다.
그 세 번째 주자는 9년 만에 여당에서 야당이 된 자유한국당의 의정현안 전달과 정당 간 공방에 선봉 역할을 맡고 있는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대변인인 정용기 의원이다. 정 의원을 국회의원회관에서 21일 만나 국감에서 못 다한 이야기와 최근 화두로 떠오른 공수처 설치 찬반, 자유한국당이 지향하는 보수 등을 물었다.
‘제1야당이 왜 뜬금없이 국감을 중단하는가?’
“이 정권에서 고도로 기획된 물타기 국감”
-자유한국당이 국정감사에서 주력한 현안은 무엇인가.
“300명의 의원 중 한명으로 당 차원에서 원내 수석대변인으로써 국감에 임하는 입장이 있었다. 당 차원에서 보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6개월 정도 지난 후 국감이 이뤄졌다. 기본적으로 국감은 현재 행정부에서 하는 일을 비판, 견제, 감시한다. 문재인 정부의 6개월에 대한 문제점을 비판하려고 했다. 그런데 여당 측에서 현재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감이 아닌 과거 정부에 대한 국정감사. 소위 적폐청산에 대한 국감이라는 전략적 목표를 세우고 임했다.
현 정부 들어서서 빚어지는 안보무능, 경제 퍼주기, 인사 참사 등이 야당에 지적과 공격, 정권 초기 추동력 상실로 인한 우려여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국감 방해 행위가 시작부터 끝까지 있었다. 국민들은 정쟁을 일삼는다고 보셨을 것이다.
첫 번째가 국감 첫날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권력의 힘으로 생방송 중계를 하면서 청와대 캐비닛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냈다고 한 일이다.
국감 물타기 시도다. 청와대에서 근무한 사람들은 다 얘기한다. 캐비닛에 짐 다 정리하고 나오는데, 공직자가 그걸 정리하지 않고 나온다는 게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캐비닛에서 문건을 찾았다는 것은 저희로서는 새빨간 거짓말, 날조 조작으로 본다. 만약 있다면 사이버 캐비닛, 가상공간에서의 캐비닛에서 필요한 것만 꺼내 언론플레이를 하고 국민을 현혹시킨 것이라 본다.
방해로 시작해서 국감 말미에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인선과 MBC, KBS 사장 몰아내기를 위한 통신위원회 회의 개최를 국감 이후 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일정을 변경해 열었다. 저희 당 지도부가 방통위 항의 방문을 하고 국감 중단을 선언했다.
‘제1야당이 왜 뜬금없이 국감을 중단하는가’로 비판하시는 분들도 많았지만 이 정권에서 고도로 기획된 물타기 국감이다. 야당에 현 정권, 국정운영에 대한 비판을 희석하려는 국정감사가 생산적인 모습으로 가지 못했다”
-이번 국감이 정치투쟁으로 변질됐고 정책국감을 실종됐다고 풀이된다.
“완전히 실종됐다고는 볼 순 없다. 가령 저만해도 국토위에서 국민의 혈세가 제대로 집행되는지, 각종 사업 과정에서 수요예측을 잘못해서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책대안도 제시했다. 이런 면들이 이뤄지긴 했지만 국민들 보기에는 여전히 정쟁하는 국감으로 비춰졌을 것이다. 안타깝고 유감스럽다”
-올해 그런 부분에서 많이 느끼셨으니 내년 국감에 전까지 서로가 룰을 정해서 국감 기간 정책심사에만 집중할 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하겠다.
“정책만 할 수는 없겠지만 신경 쓰겠다. 언론에서 정책부분에 포커스를 맞출 필요가 있는데 언론은 정치 싸움에 관심만 있는 것 같다. 정책 중심의 취재, 보도 해주시면 국회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당에서 야당 입장 바뀌어서 국감 치렀다. 여에서 야로 바뀐다는 입장, 아무래도 야당은 공격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나. 사실 자유한국당이 야당 경험이 없어서인지 약했다는 평이 많았다. 이번 국감에서 야당의 스피커로서 소감은?
“지적하신대로 오랜 기간 의원들이 여당을 했기 때문에 야당의원으로서 정부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고 회피하거나 부정할 수 없는 답변을 이끌어내는데 미숙했다. 반대로 여당 의원을 보면 본인들이 아직도 야당인줄 착각한다. 여당은 아무래도 대통령의 정책 추진 방향, 청와대의 뜻, 여당이니까 대통령을 도와야 해서 개인 의원의 소신과 달라도 얘기를 못 하는 게 많다.
지금 여당의원들을 보면 마치 야당의원인 것처럼 참고 듣는 게 전혀 없다. 야당 때와 똑같다. 저희보다 말도 더해야 하고 끝까지 서로 언쟁이 벌어져도 마지막 말은 자기들이 해야 한다. 그런 것을 보면서 여당 되려면 멀었다고 생각했다. 9년 만에 여야가 바뀌었기 때문에 어색한 국감이었다”
-정 의원이 정책국감에 열중한 것 잘 안다. 특히 한국수자원공사 여론조사를 해서 정책 지적을 했던 것이나, 고속도로 하이패스 진입로가 협소하고 짧아서 사고 발생한다는 지적하고 며칠 후에 사고가 나기도했다. 최근 7년 간 신설된 국가도로 3개 중 하나가 수요예측 실패로 실제 통행료가 50%미만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손실예산이 5조 정도라고 하셨다. 예산 낭비를 줄여야하고 불필요한 토목공사도 줄일 필요가 있다. 정 의원이 파악하는 문제점과 개선방향은 무엇인가.
“지적이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살아가면서 벌어지는 일은 다면적이다. 한 측면에서만 보고 자기 생각을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두 가지 측면이 있다. 기본적으로 수요예측이 잘못돼서 세금 낭비된 도로 건설이 있다. 그런데 제가 지적한 포인트는 그러면 수요 예측했더니 통행량이 적게 나온데 만 공사하지 말자하면 서울, 수도권만 들어온다. 지방은 영원히 도로공사를 할 수 없다.
국토의 균형발전을 보자면 요즘 여수의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도로가 불편하고 끝까지 가려면 힘들었다. 여수 엑스포 건설을 계기로 많은 사람이 찾지 않나. 제가 지적한 것은 수요예측은 정확히 하고, 수요가 적지만 발전을 갖고 있다면 정성평가 등으로 가점을 줘서 공사를 해야 한다고 결정해야한다. 수요예측을 엉터리로 해서 공사를 하는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수요예측이 엉터리니 적은 곳은 공사하지 말자가 아니다. SOC(사회간접자본)야 말로 복지다.
낙후된 지역이 SOC로 사람이 찾고 지역경제가 살아나면 근본적인 복지 아닌가. SOC는 삽질이라는 식으로 매도하는 것은 아니다. 제가 지적한 이면의 의미도 있다. 국토부 고위관료들이 1가구 2주택 강남 3구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지만 그 자체를 매도해서는 안 된다. 정책을 취함에 있어서 본인들도 그러면서 1가구 2주택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임대주택이 공급되는 측면이 있다. 이들에게 무조건 집을 팔거나 임대사업자로 등록해라 라고 몰아붙이면서 죄인 취급하는데 그러는 당신들(국토부 간부)은 어떤가 라고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