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자체가 청소년 탈선조장 성행하고 있다
대구 경북지역에 ‘룸카페’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청소년들의 탈선 장소로 악용될 우려가 커 적절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지난 2013년 청소년 탈선 장소로 문제가 됐던 ‘멀티방’이 미성년자 출입제한 업소로 지정되면서 최근 룸카페로 청소년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것이다.
룸카페 내부는 긴 복도를 따라 창문이 없는 폐쇄된 여러 개의 작은 방으로 나눠져 있고, 3-4평 남짓 되는 방마다 TV와 테이블, 매트 등이 갖춰져 있어 자칫 청소년들의 탈선행위가 이뤄질 개연성이 높다.
정부와 지자체는 무엇보다 청소년들이 마음놓고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휴식처나 놀이공간을 만드는 데 지혜를 모으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청소년의 경우 1인당 기본요금 6천500원만 내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머무를 수 있어 인기가 높다고 한다.
때문에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룸카페가 흡연이나 음주 등의 탈선행위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문제는 이같은 룸카페가 새로운 탈선의 온상이 되고 있으나 이를 규제할 관련법조차 갖춰지지 않아 단속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멀티방은 ‘복합유통게임제공업’으로 영업신고를 하게 돼 있어 단속이 쉽지만 룸카페는 ‘일반음식점’으로 분류돼 있어 미성년자 출입을 법적으로 금지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자체는 관내 룸카페의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도를 넘어선 학교폭력 등 청소년들의 관리가 시급한 시점에 또 다른 탈선을 부추기는 사각지대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올 초 인터넷 한 커뮤니티에 충격적인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사진에는 ‘청소년 출입가능’이라고 적힌 노래방 유리문 너머로 중학생 커플이 성관계를 맺고 있는 모습이 찍혀있었다.
특히 이 사진이 논란이 된 것은 사진이 찍힌 장소가 청소년들의 이용이 많은 ‘코인노래방’이라는 점이다. 이 같은 코인노래방은 밀폐된 공간이기 때문에 흡연, 폭력 등 청소년 탈선 우려가 높아 각별한 관리가 요구되는 곳이지만 이러한 장면이 사진에 담기기 전까지도 이들에 행동에 대해 별다른 제재가 없다는게 문제의 핵심이다.
뿐만 아니라 무인텔도 마찬가지다. 무인텔은 그동안 청소년 음주, 혼숙 등이 암암리에 이루어지면서 코인노래방과 마찬가지로 대표적인 청소년 탈선 장소로 불렸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청소년 보호법을 개정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단속 등 관리가 되지 않아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무인텔의 경우 지난 6월 21일 개정된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신분증으로 출입자의 나이를 확인하고 해당 신분증의 진위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춰야 한다. 하지만 단속 등의 부재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 법이 개정된 지 3개월가량이 지났지만 현재까지도 설비 여부에 대한 단속조차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아직까지도 이러한 설비 여부를 관리하는 담당부서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관할 내 숙박업소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를 담당하는 자원위생과의 경우 “청소년보호법 관련 단속 권한이 없어 단속이 불가능하다”고 말했으며, 청소년 유해환경 등을 담당하는 가족청소년과의 경우 “해당 사실을 알고는 있었으나 우리 담당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청소년 탈선 사각지대가 사실상 무방비로 방치되고 있지만 관리 등은 여전히 겉돌고 있다는 목소리다. 이러한 탈선행위는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청소년 범죄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아 단속 강화 등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관계당국은 룸카페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를 벌여 유해업소 지정 등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 유해업소 지정이 어렵다면 방마다 투명한 유리창을 설치하는 등 업소의 내부 환경을 변화시켜 청소년들이 건전하게 찾을 수 있는 곳이 되도록 관련법을 개정하는 것도 방안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