下心의 여행사진
대구광역시 달서구 진천동 470-38, 일명 진천동 선사유적공원에 사적 제411호가 있다. 단순히 돌 하나로 대구의 역사를 5천 여년에서 2만 여년으로 끌어올린 대단한 의미를 가진 구석기 유물이 발견된 곳이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있지만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특별히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언론에서 ‘2만 년의 역사가 잠든 곳’이라는 원시인이 잠든 모습의 조형물에 관한 논란을 보고나서였다. 언젠가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계속 미루다 드디어 오늘 비가 온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카메라와 함께 출발했다.
‘2만 년의 역사가 잠든 곳’의 원시인 조형물은 평소에 자동차로 다니면서 자주 보던 곳이었다. 처음에는 뜬구름 없이 이런 장소에 이런 조형물이 있나하고 의구심을 가진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오늘 전체를 보고나서 이 조형물의 아름다움을 이해하게 되었다. 단순히 이 조형물만 본다면 “예산낭비다.”, “뭐 이런걸! 여기에 만들었나!”, “탁상행정이다.” 등 다양한 의견을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진천역에서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면서 다양한 벽화와 선사유적공원을 거쳐 ‘2만 년의 역사가 잠든 곳’이라는 원시인의 조형물이 있는 곳까지 온다면 이 조형물의 가치가 충분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마지막 종착점인 이곳에, 2만 년의 역사의 모든 것을 이 조형물 하나가 말해 주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세월이 조금 지나거나 아니면 사람들이 진천동의 2만 년의 역사를 이해한다면 이 조형물도 아름답게 보일 것 같다.
이곳을 탐방하는 방법은 자동차보다 아이들과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진천역에서 내려서 산책하듯, 데이트 하듯이 걸어서 탐방하는 것이 좋겠다. 진천역에 있는 조형물부터 고인돌이 잠든 모습까지 모든 과정에서 원시인의 생활상을 표현했고 군데군데 재미있는 조형물이 돋보인다. 그리고 하나 더 덤으로 얻는다면 고인돌 조형물에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대구 수목원이 자리하고 있다. 여기까지 원스톱으로 아이들과 동네를 산책하듯 여행하는 것도 아주 멋있는 일정이 될 것 같다.
사진은 진천역에서부터 순서대로 볼 수 있는 조형물과 벽화이다. 여기서 모든 사진을 올릴 수 없어 몇 가지 재미있는 사진을 제외했다. 진천 역사를 벗어나면서 부터 찾아보시면 보물찾기 하듯이 재미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