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전국 최초의 통합병설유치원이 문을 열었다. 25일 대구시교육청(교육감 강은희)은 장애·비장애 유아가 구분 없이 함께 교육받을 수 있는 ‘대구불로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출범식을 갖고 문을 연다.
이 유치원은 만3세부터 5세까지 연령별로 학급을 나누지만, 일반학급과 특수학급의 구분을 두지 않고 장애 유아와 비장애 유아가 유치원에 있는 모든 시간을 함께 어울려 배우게 한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특수교육대상 유아는 특수교육 지원에 한계가 있는 일반학급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열악한 실정이다.
이 가운데 통합병설유치원은 유치원 단계에서부터 특수교육대상 유아에게 전문적인 통합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통합병설유치원에서는 장애 유아의 장애 특성과 유형, 인지 수준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유치원 교육을 재구성한 수업을 제공한다.
일반교사와 특수교사도 함께 근무하며 협력하고, 완전통합교육 형태로 진행할 예정이다.
완전통합교육은 장애 유아들에게 특성에 맞는 교육을 제공해 앞으로 사회 생활에 있어 자립도를 키워줄 전망이다.
장애아에게만 이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비장애아들 역시 유아 시기부터 장애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배움으로써 협력을 배우고, 아울러 장애에 대한 편견을 없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한
누리꾼은 장애아통합시설을 방문했을 때 비장애아들이 장애아 친구를 익숙하게 배려하고 함께 놀이를 즐기는 등 긍정적인 모습을 봤다며 이같은 통합시설을 환영하기도 했다.
통합교육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앞서 서울시교육청 학생생활교육과 장학관은 “이 학생은 다문화 학생, 이 학생은 저소득층 학생 등으로 정의해 학생을 ‘대상화’하는 것이 오히려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다른 아이들의 접근을 막아 교실 안에서의 차별을 공고화한다”고 말했다.
특수교육’대상’, 저소득층’대상’ 등으로 아이들을 규정지어 구분시키는 것 자체가 차별을 조장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특수교육대상 학생들이 일반학급에 완전통합되는 사례는 점차 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정부의 통합교육을 지향하는 특수교육 정책 방향에 따라 통합교육 여건이 향상되고 있다. 이에 맞춰 특수교육 만족도 수준도 전반적으로 향상됐다는 결과다.
하지만 일반학급에 통합되지 않은 특수교육대상 학생들은 하루종일 특수학급에 분리돼 교육을 받고 있다. 아직도 장애아들이 치료나 수술을 받기 위해, 또는 장애가 좀 더 호전된 후 입학하기 위해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특수교육대상으로 최초 선정 배치되는 일이 가장 많다.
아울러 초등학교 시기의 취학유예도 가장 많았다.
대부분의 특수교육대상 학생들은 따로 분리돼 수업을 받기 보다는 비장애 학생들과 섞여 수업하고 싶어 한다는 조사도 있지만, 반면에 비장애 학생들은 특수 학생에 대해 별다른 인식 자체가 없어 함께 수업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일반 교사들도 특수 학생을 가르치기에는 어려움을 겪는다. 책임져야 할 부분들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 모두를 대상으로 한 교수학습법을 따로 숙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관계기관과 특수 교사들의 지원 및 노력이 절실한 때다. 관계 기관에서는 이번 첫 통합병설유치원을 시작으로 특수 교사 양성과 지속적인 지원, 통합시설의 증가에 힘써야 한다.
특수 교사들 역시 비장애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애에 대한 인식 개선에 대해 교육하는 것과 아울러 일반 교사들에 대한 교수법 전달에도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