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이 발견한 유서에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결론.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의 북한산 자락 한 공원길에서 숨진 채 발견된 정두언 전 의원의 사망 원인에 대해 경찰은 자살로 결론 지었다. 고인이 자택에 유서를 남기기도 했거니와 타살 흔적이 없어 경찰은 유족의 뜻에 따라 부검 없이 자살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에 정 전 의원 유족과 지인들은 정 의원의 빈소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 17일 오전부터 조문을 받고 있다. 그리고 빈소의 조문이 시작되면서 각계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때 정 전 의원을 최측근으로 두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측근인 이재오 의원을 통해 고인의 갑작스런 사망에 대해 안타깝다는 말을 전했다.
이 전 의원은 17일 오전 정 전 의원의 빈소에 조문을 마친 뒤 자택 구금 상태의 보석으로 재판을 받고 있어 직접 조문은 하지는 못한다는 뜻을 전하고 “이 전 대통령이 ‘내가 그렇게 영어의 몸이 되지 않았으면 한번 만나려고 했는데 참으로 안타깝다’ 이런 말씀 전해주셨다”고 취재진 앞에서 말했다.
또 이른 시간에 빈소를 찾은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마지막까지 고인이 혼자 감당했을 괴로움이나 절망 같은 걸 생각하면 제가 다 헤아릴 순 없지만, 너무 가슴이 아프다”면서 “이제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저 세상에서 편하게 쉬시길 바란다”고 추모했다.
한편 고인과 라디오 방송을 함께하며 친분을 쌓은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 전 의원이 개업한 일식집 홍보를 자신의 유튜브 방송으로 해줄 정도로 친한 형 아우 사이가 되어서인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정두언 형님의 비보를 접하고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며 애통해 했다.
그리고는 “자택에서 현실을 보고도 믿어지지 않는다.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을까. 어제 방송 할 때도 전혀 몰랐는데 세상에 어쩌면 이런 일이”라고 글을 잇지 못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추모의 뜻을 전했다. 그는 “사적으로 교유한 분은 아니지만, 그간의 정치행보와 방송발언 등을 보면서, 저런 분과는 같이 손잡고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깔끔한 성품의 보수 선배로 느껴졌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특히 조 수석은 “한국의 자칭 ‘보수’가 이 분 정도만 되어도 정치발전이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나의 불민(不敏)함에 대해서 종종 따끔한 비판을 하셨지만, 사실을 왜곡하는 중상이나 할퀴고 후벼 파는 식의 비방이 아니어 성찰의 기회로 삼았다”고 전했다.
이어 “권력투쟁의 한복판에서 정상과 나락을 경험하면서, 마음의 상처가 깊어지신 것 같다”며 “비극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과 평안을 빈다”고 덧붙였다.
그 외에도 노웅래 홍종학 표창원 등 민주당 의원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등도 하나같이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MBN 시사 프로그램 '판도라'에 함께 출연했던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장문의 글을 통해 “충격에 정신이 멍하다”면서 “아직도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이게 무슨 일인가. 아직도 이루지 못한 꿈이 얼마나 많은데 이게 무슨 일인가”라고 황망해했다.
또 “선배님은 권력에 굴하지 않았던 용감하고 소신 있는 정치인이었고, 시류에 영합하지 않고 우리에게 옳고 그름을 분명하게 가려줬던 방송인이었다”며 “자주 만나면서도, ‘형님, 사실은 많이 좋아했습니다’라는 그 말 한마디 못한 것이 너무도 한스럽다”고 전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도 “고인은 특별한 존재였다”며 “저의 멘토이자 저로 하여금 보수 개혁에 매진할 수 있게 하는 에너자이저였다”고 전했다.
그리고 하 의원은 “항상 정곡을 찔렀고 촌철살인은 그 자체가 문학이었다”며 “당신은 부드럽지만 용기 있는 전사이기도 했다. 저는 고인으로부터 지혜와 함께 용기를 배웠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정두언 의원 비보에 망연자실, 말문이 막힌다”며 “진짜 합리적 보수정치인이었다. 저와는 절친도 아니고 이념도 달랐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사이였다”고 전했다.
이어 “MB에게 잘못 보여 우리는 함께 저축은행 비리에 연관되었다며 고초를 겪었지만 무죄로 명예 회복돼 함께 기뻐하기도 했다”며 “부인과 개업한 식당에 때때로 가면 예의 쑥스러운 웃음으로 감사하던 정두언 전 의원. 영면하소서. 그곳은 모략도 없어 억울한 누명이 없을 것”이라고도 썼다.
한편 정 전 의원은 지난 16일 자택에 유서를 남기고 집을 나갔다며 부인이 경찰에 신고, 경찰과 소방대원 등 방재센터 요원들이 드론과 수색견을 동원 긴급 수색에 나섰으나 결국 오후 4시25분쯤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인근 북한산 자락 공원 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인이 발견한 유서에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경찰은 유서 등을 토대로 정 전 의원 사망에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유족들은 전 의원의 빈소를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마련했으며, 17일 오전 9시부터 조문을 받고 있다. 그리고 사인규명 등 절차상 사망 하루 뒤 빈소가 차려진 관계로 발인은 오는 19일 오전 8시로 정했다, 장지는 서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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