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고 배운자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주, 행동하는 전문가로서의 사회적 역할.
작금 가진자와 배운자들의 전유물로 아름답고 고상하지 못한 속칭 '갑(甲)질'이라는 신조어를 줄기차게 만들어낸 우리 사회의 오만과 편견, 불평등, 성차별 장애인 차별 등에 대한 더 많은 성찰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각적이며 진실한 노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소위 한진그룹 조현아 상무의 '땅콩회항'으로 촉발된 대한항공의 파문 이후 해당 재벌 일가의 오만한 재벌의 갑질 전횡이 조 상무의 어머니 아들 남편 아버지 등과 관련된 하나씩 제보되며 끊임없이 까발려지고 이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며 확산일로에 평지풍파를 격은바 있다.
심지어는 정부마저 운항 정지와 같은 강력한 제재를 검토하고 회사 명칭 중 국호에 '대한'이라는 상호를 회수해 기업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 것 같다. 약자에 가해진 강자와 가진자 배운자의 횡포에 대한 분노가 활화산처럼 쏟아져 나왔다.
대한항공 땅콩회항 파문 전에도 부당한 처우에 대한 아파트 경비원의 분신과 같은 크고 작은 여러 가지 사건들이 발생했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신분의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현상과 사회적 갈등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었다.
최근 크고 작은 병원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무한경쟁과 의료기관 인증과 같은 객관적 평가가 진행되며 많은 병원들이 '환자 중심' 또는 '환자 제일'을 표방하며 환자들에 대한 서비스의 양과 질을 높이겠다고 홍보하고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상황이다.
또 과거에는 병원에서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친절한 의사 선생님들이 곳곳에서 훌륭한 진료로 환자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일선 의료 현장에서의 권위적이고 거만스러운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평가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병원의 의사나 간호사들의 정신적 사고는 구태와 전근대적 탈피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특히 대형 병원에서 환자들이 2-3분을 넘지 않는 진료를 위해 사전 예약에도 불구하고 대기실에서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장거리 이동을 마다하지 않는 의료 체계를 여전히 유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사실 진료 시간이 짧다 보니 의사-환자 양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진료를 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런데 정말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런 '갑질'이 가장 먼저 일어났고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곳이 병원이고 쟁(전문가)이의 직업(곤조)적 '갑질'의 주체가 권위의식이 몸에 배인 소위 의사라고 하면 정도가 지나친 표현일까?
환자의 생명을 다루기 위해 오랜 기간 학습과 수련을 통해 쌓은 의사들의 전문성과 이에 의지해 건강과 생명을 유지하려는 환자가 상대적 약자라는 상황은 환자-의사간의 건전한 상호 신뢰관계를 형성하기보다는 오만과 편견 속 불평등에 일방적인 상호 관계를 만들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로 이러한 불평등하고 일방적인 관계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보건선진국이 된 여러 나라에서도 과거 경험했고, 이를 개선하고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시스템이 만들어져 시행되고 있다. 우리의 경우에도 과거 '신(神)적' 존재로 군림하던 의사와 병원에서 벌어진 '갑질'들은 어떤 방법으로도 미화될 수 없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많았다.
과거 진료실과 병동에서 군림하는 오만한 의사들과 환자 입장을 생각하지 않는 일방적인 병원 행정으로 신체적 정신적 상처를 입은 환자와 보호자들의 고통은 의료계의 보이지 않는 암적인 그늘이 됐다.
특히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은 환자들의 경우 사회적 신분이 높거나 경제적으로 풍족한 계층에 비해 더 많은 불평등과 차별을 병원에서 경험하는 경우가 많았고 보호받지 못한 이들의 고통과 분노가 쌓이며 국민의 의료계에 대한 반감과 편견이 사회적으로 고착화됐다.
국민이 가진 의료계에 대한 반감과 편견으로 인해 의료계는 역으로 사회적으로 고립돼 갔고 의료 수준의 급격한 발전과 사회 경제 수준의 향상에도 수가 개선과 의료계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번번이 외면당하고 있으며 부도덕하고 악질적 돈벌이 흡혈기로 개혁의 대상으로 취급되고 있다.
정치계 학계 경제계 의료계가 더욱 국민 친화적이며 존경받는 전문가 조직으로 평가받으려면 경제계 '재벌들의 갑질' 사건들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가진자와 배운자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행동하는 전문가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다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기 위한 양보와 결단이다.
지금은 노령화의 복지 100세 시대로 우리는 나이가 들고 서서히 정신이 빠져 기력이 사라지면 어린애처럼 속이 없어지고 결국 원하건 원치 않건, 자식이 있건 없건, 마누라나 남편이 있건 없건, 돈이 있건 없건, 잘 살았건 잘못 살았건, 세상 감투를 썼건 못썼건, 잘났건 못났건 대부분 실버타운이나 요양병원 요양원에서 생을 마지막을 보내게 된다.
그곳은 자기가 가고 싶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곳도, 가기 싫다고 해서 안 가는 곳도 아니다. 늙고 병들고 정신이 혼미해져서 자식들과의 대화가 단절되기 시작하면 갈 곳은 오로지 그곳 밖에 없다. 산 사람들은 살 때 까지는 살아야 하니까?
앞으로 나이 들어 실버타운이나 요양병원 요양원에 갔을 때의 일들을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안이 벙벙 눈앞이 캄캄해온다. 그런데 요즘은 숙련된 전문의나 간호사도 전문가가 없다. 오로지 돈과 편리주의로 환자를 교묘히 이용한 돈벌이 용도로 보호자를 울리고 있다.
멀쩡하게 걸어서 들어간 환자를 상대로 보호자에게 목줄 꼽자? 꼬줄 꼽자? 소변줄 꼽자? 이렇게 줄을 꼽어면 의사나 간호사 간병사는 환자를 간병하기 쉬워 누워서 코풀기로 환자를 수월하게 간병해 보험공단으로부터 수령하는 돈은 부담없는 보증수표인 것이다.
그런데 코줄 목줄 소변줄 꼽아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고통은 의사나 간호사 간병사 보호자 어느 누구 한사람도 솔직히 안중에도 없다. 오로지 편리하고 수월하게 돈벌이만 된다면 된다는 물질만능 편의주의에 편승한 인성 도덕 윤리가 실종된 불감증이다.
이에 보호자인 가족들은 환자 면회라는 빌미로 코줄 목줄 소변줄로 음식을 먹은 것인지 배가 고픈 것인지 인지 능력도 없이 고통 받는 환자의 심정은 전혀 알지도 못하고 엄마 아버지 많이 잡수십시오, 많이 잡사야 건강 하십니다 개코같은 헛소리들만 하고 면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다.
필자도 지난 2018년 4월 뇌경색 증세를 보인 94세의 어머니 간병차 병원과 요양병원 요양원을 오가며 7개월째 노숙자가 아닌 간병 생활로 느낀 것은 요즘 젊은이들의 부모봉양 도덕 윤리의 정신적 사고는 쌍말로 개호로노무 세끼들이 주류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가끔 면회 와서 환자 옆에 서 있는 가족 위치를 보면 촌수가 담번에 육감적으로 딱 나온다. 환자 침대 옆에 바싹 붙어 눈물 콧물 흘리면서 이것저것 챙기는 여자는 100중 딸이다, 그 옆에 뻘쭘하게 서있는 남자는 사위다, 문간쯤에 서서 먼 산 처다보고 있는 사내는 아들이다, 복도에서 휴대폰 만지작거리고 버리장머리 없이 쫑알거리고 있는 여자는 보나마나 며느리다.
요양병원에 장기입원하고 있는 부모를 그래도 이따금씩 찾아가서 알뜰살뜰히 보살피며 준비해 온 밥이며 반찬이며 죽이라도 떠먹이는 자식은 딸이다. 대개 아들놈들은 침대 모서리에 잠시 걸터앉아 딸이 사다놓은 음료수 하나 까쳐먹고 이내 사라진다.
우리네 부모님들이 아들이 가문의 대를 이을 것처럼 또 아들이 무슨 신주단지라도 되듯이 아들 아들 원하며 금지옥엽 정성껏 키워 놓은 원초적 벌을 늙어서 받는 것이다. 딸 하나 열 아들 부럽지 않는 세상인 것을 그때는 잘 몰랐을 것이다.
여기에 의사가 약물 오남용의 과다한 진료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이나 증가하는 사고를 환자-의사간에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행정적 시스템도 갖춰지지 않고 있다. 전공의들이 의학적 지식과 술기를 갖추는 것 이외에도 진료 외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해 원만하고 합리적인 진료를 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수련 과정도 왜곡이 심하고 적정 수련을 할 수 있는 환경도 불충분하다.
아주 일부 소수이겠지만 권위의식 계급의식에 찌들어 환자 보기를 오로지 돈으로 알고 우습게 차별을 서슴지 않는 양심불량 악질의사(정성과 인술로 환자를 돌보기는 켜녕 편한 것만 생각해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코줄 꼽자. 오줌줄 꼽자. 목줄 꼽자)들을 일벌백계로 퇴출시키거나 제재할 수 있는 행정적 법률적 보완 감시장치도 과감하게 도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국의 전병원에 의료종사자를 위한 CCTV 설치를 의무화 하기전에 불편해 기동하기 어러운 환자가 의료 종사자들에게 학대받는 인권 사각지대를 철저히 감시하고 보호자들의 권익신장을 위한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것이 최우선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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