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연 옹의 백수년를 기념하면서....
留堂 金武然 知事의 白壽
1921년생인 유당 김무연(留堂 金武然) 전 경북지사가 우리 나이로 99세, 즉 백수(白壽)를 맞았다고 한다. 경사스러우면서도 부러운 소식이다.
유당 선생과 첫 대면은 그가 경상북도 상공국장으로 부임해 온 1965년 3월이었다. 내가 每日新聞의 경북도 산업담당 출입기자 시절인 54년 전이다. 1년 반쯤 후, 대구시청 담당 기자로 출입처를 옮겼더니 뒤따라 그가 대구부시장으로 전임해 와, '인연의 묘'함에 대해 함께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 후 73년 초, 유신치하의 기(氣)죽은 언론계가 싫어 개인사업을 할 뜻을 유당에게 비췄더니 그간 경북도 부지사를 거쳐 국방대학원 입교를 앞두고 있던 유당은 애써 만류를 했다. 그렇지만 나는 내 뜻대로 갔고, 유당은 대구시장, 내무부 차관보, 강원 지사, 경북 지사, 부산직할시장 등 승승장구에 이어, 퇴직후에도 안동과 대구의 MBC 사장 등 요직을 맡아 갔다. 서로들 자기일에 쫓겨 별다른 교류도 없고서였다.
근 20년만의 재회는 91년 초, '유당전기간행위원회'로부터 '留堂 金武然'이란 회고록에 '기자가 본 김무연' 이란 '추억담' 한 편을 기고하라는 청탁을 받고서였다. 물론 흔쾌히, 그리고 가감 없이 써 주었다. 생각해보면 유당은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는 스타일이고, 인자무적(仁者無敵)에 앞서 '인자'무적('忍者'無敵)형으로,
누구에게나 참을성있게 대하는데 장기(長技)가 있지 않나 싶다. 곁들여 화이부동(和而不同)을 삶의 실천 철학으로 삼는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유머나, 허허실실(虛虛實實)에 약해, 기도(碁道)를 딲는 외에는 별다른 '재밋상'이 없어보이는 게 약점이라면 약점이다.
관복(官福)에 수복(壽福)까지 누렸으나 해로동혈(偕老同穴)의 복만은 못 누리고 독수공방하는 모습이 가끔 안쓰럽긴 하다. 하지만 보통사람들의 가냘픈 삶에 비길손가. 지금의 건강과 정신력이라면 내년의 백수(百壽)를 거쳐, 차수(茶壽=108), 진수(珍壽=110), 황수(皇壽=111)도 무난 하리라 믿어진다. 그래야만 후학(後學)들도 그의 정기(精氣)를 본 받아 무병식재(無病息災)하며, 적어도 백수(白壽) 가까이는 큰 탈 없이 살아갈수 있지 않겠는가?
-- 전 언론인 樹 樹 김의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