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대권 여론조사 1위가 모든 불법의 면죄부라고 생각하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4.3 보궐 선거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현재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자신이 당 대표가 된 뒤의 첫 선거이며, 최근 진행된 장관후보자 청문회에서 후보자들의 부도덕적 행위와 더불어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의혹까지 불거지며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인기가 하락측면에 있기 때문이다.
이에 황 대표는 한국당 지지세가 높은 영남지방 2개 선거구의 선거에서 승리, 현 정권을 코너로 몰면서 정국주도권을 쥐고, 보수진영 대권주자로 확실히 자리을 잡을 수 있다는 판단도 겸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런 황 대표의 선거 총력전은 선거 패배를 넘어, 자신의 정치인생에도 오점이 될 참사가 될 일을 만들고 말았다. 지난 토요일 창원축구센터에서 벌인 무모한 선거운동이 그렇다.
황 대표는 이날 열린 프로 축구 K리그 경남FC와 대구FC의 경기가 시작되기 전 강기윤 후보와 함께 관중석에 나타났다. 한국당 당명이 적힌 붉은 점퍼를 입고서 였다. 이 차림으로 관중석을 돌아다니면서 손을 흔들었다. 그런데 이 행위가 엄청난 정치적 논란과 함께 실제 감표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우선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이다. 일단 자유 한국당 경남도당은 법적인 문제에 대해 “경남선거관리위원회 지도과에 축구장 내 선거운동을 문의한 결과, 공직선거법 106조 2항에 따라 다수인이 왕래하는 공개된 장소에서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지지호소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민주당 홍익표 대변인은 "이 같은 한국당의 해명은 난독증에 가까운 자의적 해석"이라며 "선관위는 '유료의 경기장에서 선거운동복을 입고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공직선거법에 위반 된다'며 불법임을 분명히 고지했다"고 강조했다. 선관위의 명백한 해석이 필요한 대목이다.
그런데 이 같은 공방과는 별개로 이날 황 대표의 행위는 경남FC의 2부리그 강등까지 이끌 수 있는 자살골로 작용, 축구팬들의 반발이 이어짐과 동시에 감표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황 대표 일행은 경남FC측 경기진행요원이 말렸음에도 그냥 들어갔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FIFA가 엄격히 금지하는 정치행위를 운동장 안에서 자행했다. 이에 애꿎은 경남FC만 연맹으로부터 징계위기에 처했다. 연맹은 경기장 안에서의 정치행위에 대해 최대 10점 이상의 승점 감점 징계를 할 수 있다.
FIFA는 축구를 정치에 이용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정치행위가 벌어지면 강력한 제제가 뒤따른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나 축구협회라고 FIFA의 이 규정을 피할 수 없다. 만약 프로축구연맹이나 축구협회가 이를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연맹이나 협회가 FIFA의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
때문에 연맹은 진상조사 후 홈팀인 경남FC에 상당히 무거운 징계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미 황 대표 일행의 운동장 내 선거운동 행위는 사진으로 영상으로 수없이 퍼져나가 이를 축소할 수도 없다.
FIFA의 규정은 선수든 응원단이든 관중이든 조금이라도 정치색이 개입된 행위, 즉 옷이나 몸에 정치구호를 붙여도 안 된다. 인종차별도 안 되고 정치구호는 더더욱 안 된다.
지난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우리 축구팀의 한 선수가 이 때문에 제재의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당시 런던올림픽에서 '독도 세리머니'를 펼친 축구선수 박종우(23)에 대한 제재가 검토되었던 배경에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올림픽 헌장과 국제축구연맹(FIFA)의 법규가 있어서다.
당시 박종우는 경기가 끝난 뒤에 웃통을 벗고 독도는 우리땅이란 글씨가 새겨진 종이를 들고 그라운드를 뛰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에 IOC의 조사와는 별도로 FIFA는 박종우가 소속된 경기단체인 대한축구협회에 진상을 파악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처럼 축구장에서는 정치적 의미가 담긴 상의를 입어도, 손으로 표시만 해도 이게 다 문제가 됐을 정도로 엄격히 금지를 하고 있는데 황 대표 일행은 아예 선거 운동을 해버렸다.
특히 이날 경남은 명승부 끝에 승리, 승점 3점을 챙겼으나 황 대표 일행의 몰지각한 행위로 승점 10점을 잃을 수도 있어 경남 팬들을 더욱 분노케 하고 있다. 승점 10점은 3승1무를 해야 얻을 수 있는 점수다. 따라서 이 점도의 감점은 경기수가 작은 우리 k-리그에선 상쇄가 불가능하다.
2017년 전북현대는 이 같은 감점 때문에 독보적 승리를 챙겼음에도 서울에 밀려 2위를 해야 했다. 그러나 경남은 우승은 생각지도 못하고 2부리그 강등을 걱정해야 한다.
이와 함께 황 대표의 행위는 선거법 위반의 소지도 있어 문제다. 앞서 언급했듯 한국당은 선관위에 문의했으나 문제가 없다고 하여 들어갔다고 해명하지만, 민주당은 공직선거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며 불법 선거운동을 벌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사과와 강기윤 창원청산 보궐선거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에 대해 "이들은 경기장 출입구에서 정당명, 기호명, 후보자명이 표기된 상의는 착용할 수 없다는 안내를 받고, '입장권 없이는 못 들어간다'는 검표원의 말을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경기장에 무단 난입하여 불법 선거운동을 벌였다"며 "법무부장관까지 지낸 사람이 불법인지 몰랐다고 우기는 것은 ‘개그콘서트’에나 나올 법한 어불성설이다"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홍 대변인은 "선관위는 철저하고 엄중하게 사태를 파악하여 모든 불법행위에 대해 즉각 고발조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선관위도 이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며 불법으로 판정되면 검찰에 고발하게 되고, 이후 당선 되더라도 당선 무효형이 나올 수도 있어 황 대표의 행위는 결국 자기발등을 찍은 격이 되었다.
황 대표는 지금 자신이 여론조사 대권후 보 1위라는 신기루에 취해 불법을 행사해도 될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일까? 대선 3년 전 여론조사 1위가 대통령이 된 예는 김영삼 외에는 없다. 하지만 당시 김영삼은 독보적 정치세력인 3당합당 세력의 지원을 힘입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초원복국집 사태로 물거진 지역감정 이용선거 등을 노골적으로 해야만 했었다.
황교안 대표는 자신의 불법이 용인될 것이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 지금 우리 국민은 불법적 행위를 한 대통령을 탄핵할 정도로 명쾌한 판단을 하는 국민이다. 따라서 이번 불법 선거운동이 황 대표의 발등을 찍는 선거운동이 되었다는 것을 마산 창원선산지역구는 물론 통영고성 지역구에서도 확인되어야 한다
< 글, 신문고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