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사는 제2,3의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한 언론사에서 보도한 기사 중, '성범죄자가 버젓이 복귀'한 점을 들어 '성인지 감수성에 무딘 방송가'를 비판한 내용이 있었다. 이를 읽어본 한 네티즌은 이를 너무한 처사라고 봤다.
이 네티즌은 댓글로 '이미 죄값을 치르고 몇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반성하고 재범이 없었다'는 이유를 들며 '용서할 줄도 알고 기회를 줄줄도 알아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작금 우리사회는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로 연예계가 시끄럽다. 특히 성범죄 등 인기 연예인들의 범죄 사실이 여럿 밝혀지면서 모두가 조심하는 분위기다. 또 누가, 언제 적발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과거에 범죄 사실이 밝혀졌던 연예인들이라면 어떨까. 지금 당장 TV를 켜 예능 프로그램 등을 시청하면 과거 범죄 이력이 있는 연예인들을 여러 명 볼 수 있다. 이들을 굳이 상대적으로 비주류인 방송사에서 찾아보지 않더라도, 공중파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범죄자는 밝혀진 사실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사회는 이러한 범죄자들이 재범을 일으키지 않고, 다시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관리해야할 의무도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처벌 자체가 1차적 대처라면 관리와 감시는 2차, 3차 대처인 것이다.
이 2·3차, 또한 더 나아간 대처들은 사법권에서만 져야할 의무가 아니다. 사회에 소속된 모두가 범죄에 대해 인지하고 범죄자를 감시하며, 또 다른 제2,3의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대중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언론과 방송사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범죄자도 사회구성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연예계 등)현업에서 꼭 물러나야 하냐' 등의 의견에 대해 관련 분야 전문가는 "인기 연예인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다시 같은 권력을 쥐어줘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연예인 범죄자, 그 중에서도 특히 성범죄에 관련된 범죄자들은 연예인이라는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범죄 사실이 밝혀지면, 자신을 지켜보고 있던 사회와 팬들에게 사과하고 대부분 연예계 활동을 중단한다.
하지만 몇 년 뒤, 빠르면 몇 달 뒤에라도 다시 방송에 복귀하는 전 범죄자들이 적지 않다. 방송사는 이런 사람들을 별다른 조치나 검열 없이 다시 방송에 내보내는 것이다. 연예인들이 범죄 사실로 언론에 오르내려도, 이제 사람들은 '또 얼마 있다가 다시 나올건데' 라는 생각을 갖게 됐을 정도다.
대표적인 예로 래퍼 블랙넛의 경우를 들 수 있다. 블랙넛은 한 인기 방송에 출연해 소위 '막 나가는' 스타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그는 방송 중에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외설적인 행동을 하고 부적절한 말을 하는 등, 여러 문제를 일으켰다. 하지만 방송 제작진은 블랙넛을 계속 출연시키며 문제를 묵인했고, 이후 블랙넛은 여성 래퍼에 대한 성적 모욕을 담은 노래를 발표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블랙넛이 출연한 방송은 요즘 학생들, 특히 남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유행을 주도하는 음악 프로그램이다. 이런 프로그램에 출연해 부적절한 언행을 보이는 블랙넛을 본 학생들은 그저 '재밌다, 멋있다' 따위의 의견을 내놨다. 방송사가 방송이 사회, 또 미성년자들에게 끼치는 영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과다.
범죄자 역시 사람이며, 그들에 대한 형량은 정해져 있다. 하지만 시간과 반성이 과거의 범죄 이력까지 지울 수는 없다. 아무렇지 않게 다시 방송에 출연해 대중들 앞에서 '연예인'이라는 가면을 쓴 사람들과, 그들을 다시 방송에 내보낸 방송사들은 자신들이 잊고 있는 사실에 대해 떠올려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 [깡문칼럼] 정권마다 사교육비 확 줄이겠다던 나라?
- [깡문칼럼] 공항 입국장 면세점 허가 국내기업 홀대, 외국기업 배 불리기?
- [깡문칼럼] 장자연, 김학의, 승리-정준영 건, 특검으로 수사하라
- [깡문칼럼]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은 험한 낭떠리지다.
- [깡문칼럼] 한국의 과소비 문화와 자동차 교체주기의 문제점.
- [깡문칼럼] 단위조합 조합장 당선자의 역할과 마음자세.
- [깡문칼럼] “문 대통령, 김정은 수석 대변인” 나경원 발언.
- [깡문칼럼] 사회적대타협 “택시-카풀” 합의안이 과연 잘 끝난 일일까?
- [깡문칼럼] 경북성주 사드 배치 다시 수면위…불붙는 찬반논쟁
- [깡문칼럼] 한유총, ‘천진난만한 아이들을 볼모’로 돈벌이 수단에 이용한 악덕업주들.
- [깡문칼럼] 정치권 공방, 푸른 하늘 가린 '잿빛 공포'가 최우선 돼야!
- [깡문칼럼] 푸른 하늘을 가린 잿빛공포
- [깡문칼럼] 문재인 대통령의 속마음은 과연 무엇인가?
- [깡문칼럼] 우리사회 저출산 대책, 무엇이 문제인가
- [깡문칼럼]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회담 결렬을 보고...
- [깡문칼럼] 한 젊은이에 놀아난 두 늙은이
- [깡문칼럼] 고령운전자 면허 자진반납 인센티브제 필요
- [깡문칼럼] 용꼬리 보다 뱀머리가 되고 싶은 사람들...
- [깡문칼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 [깡문칼럼] 개성공단 연락사무소 철수와 노출된 기관단총
- [깡문칼럼] 안하무인(眼下無人) 막가는 정부
- [깡문칼럼] 정신적 경제적 고통만 늘어가는 노령환자들.
- [깡문칼럼] 황교안 당대표, '김학의 CD' 의혹 먼저 소상히 밝혀라.
- [깡문칼럼] ‘검찰치욕’오점 ‘뇌물수수’ 김학의 사건 국민 의혹 벗어라?
- [깡문칼럼] 일상화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 금지법 불편함만 논할 때 아니다
- [깡문칼럼] 민주당이 외면당한 경남 보궐선거
- [깡문칼럼] 청와대 민정수석의 의무와 책무?
- [깡문칼럼] “내 삶이 다 타버렸다” 잿더미 강원의 눈물.
- [깡문칼럼] 국회의원의 의무와 책무는 무엇인가?
- [깡문칼럼] 지방직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을 기대하며..,
- [깡문칼럼] 정부의 보호자 없는 병실 운영의 허와 실.
- [깡문칼럼] 대구시 청사 유치전 과열양상 이대로 괜찮은가?
- [깡문칼럼] 긴급 차량 안전통로 가로막는 불법 주정차
- [깡문칼럼] 박근혜 前대통령 올 하반기 석방 예상?
- [깡문칼럼] 어머니의 한없고 끝없는 무한사랑?
- [깡문칼럼] 황교안 체제 장외투쟁 한바탕 쇼로 끝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