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 류성걸 전 의원, 경산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특정인 자객공천 등 내정설 일부 현실화 분위기…지역 당원들 반발 확산대구.
자유한국당이 11일 대구 동갑 당협위원장에 류성걸 전 국회의원을, 경산 당협위원장에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뽑았다.
이날 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중앙당사에서 조직위원장 선발을 위한 공개오디션 '국민 속에서 자유한국당의 길을 찾다'를 이틀째 진행했다.
대구 동갑에는 '친유승민계' 류성걸 전 의원이 평가점수 83점을 얻어 승기를 쥐었다. 39점에 그친 김승동 한국NGO신문 회장을 크게 압도했다.
류 전 의원은 "오늘 이렇게 저한테 큰 영광을 주셔서 감사하다. 다음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류 전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대구 동갑 의원을 지냈으나 20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서 배제됐다. 무소속으로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정종섭 한국당 후보를 상대했으나 낙선했다. 원외 무소속으로 머물다가 2017년 유승민 의원과 함께 바른정당에 참여하고 이후 바른미래당 대구시당 공동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경산에서는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평가점수 68점으로 당협위원장직을 거머쥐었다. 경쟁자인 이덕영 후보는 58점, 안국중 후보는 46점에 머물러 고배를 마셨다.
윤 전 수석은 "앞으로 다가오는 총선에서 작은 힘이나마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윤 전 수석은 친박계로, 20대 총선에서 '유승민 사단'으로 분류됐던 김상훈 의원과 대구 서구 공천을 위한 경선에서 맞붙어 고배를 마셨다.
자유한국당은 공개오디션을 통해 12일에는 고령성주칠곡 당협위원장 등을 선발한다. 이날 김항곤 전 성주군수를 비롯해 이영식 대경경제성장포럼 대표, 홍지만 전 의원이 오디션을 치르게 된다.
한편 자유한국당이 대구·경북 지역당협 조직위원장(당협위원장) 선정 작업에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공개오디션을 실시하지 않는 특정 당협 지역에 ‘중앙당 낙하산 인사’ 내정설이 무성한 데다 그중 일부는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 지원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대구의 신임 당협위원장 선정 대상지역 중 ‘동구갑’은 10일 공개오디션으로 류성걸 전 의원으로 결정하고, 나머지 ‘중-남구’ ‘동구을’ ‘북구갑’은 무소속 정태옥 의원을 복당 영입 방식? ‘북구을’ ‘수성구갑’ 등 5곳은 신청자 명단과 심사 일정을 공개하지 않는 이른바 ‘깜깜이’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이 추가 공모를 하기로 한 ‘수성구갑’에선 ‘국방전문가로 자객 공천’ 방식으로 특정 인물을 내리꽂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기존 신청자들이 “지역에서 활동한 사람들을 외면한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수성구갑 당협의 경우 앞서 경산 당협위원장 신청을 했던 A씨가 낙점됐다는 소문이 정가에서는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A씨는 당초 경산 당협에 응모한 것으로 알려졌고, 한국당 조직강화특위 또한 A씨를 포함해 경산에 전국에서 가장 많은 11명이 응모했다고 발표했었다.
하지만 조강특위는 면접을 통해 공개오디션 진출자를 확정한 뒤 이 지역구의 신청자가 10명이라고 번복했다. 갑자기 한 명이 사라진 것이다. 경산 당협위원장에 응모한 한 인사는 “경산 당협위원장으로 B씨를 낙점하면서 이에 A씨가 항의하자, A씨를 수성구갑 당협위원장으로 내정해 추가공모지역으로 선정했다는 설이 나돈다”면서 “A씨가 경산 당협위원장 면접일에 나타나지 않아 후보 모두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0일 경산 당협위원장 오디션에서 B씨가 선출되면서 A씨가 수성구갑 당협위원장에 낙점됐다는 소문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또 대구 일부 당협은 추가 공모 대상이 아니지만 이번에는 위원장을 선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마저 나온다. 자유한국당은 차기 총선 경쟁력을 위해 당협위원장 인선이 늦춰질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낙하산식 인선을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신임 당협위원장 선정 대상지역 중 ‘중-남구’ 보류, ‘동구을’ 전략공천 지역, ‘‘북구을’ 전략공천 지역을 선정 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에 해당 당협 신청자들은 “추가 공모 당협이 아닌데도 당협위원장 자리를 비워둘 수 있다는 말이 있어 답답하다고 하소연들이다.
또 특정인물 내정설만 무성해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지역정치권의 한 인사는 아직도 “한국당이 정신을 못차리고 지지기반 지역에서조차 공정성을 잃는다면 앞으로 당의 지지율은 계속 내리막길만 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