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된 정부의 폐기물 대책, 시민 의식적 사고도 함께 바꾸자.
전 세계가 일회용품( 종이컵·비닐·나무젓가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4월 쓰레기 수거 중단 사태를 계기로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 50% 감축, 70% 재활용을 목표로 한 대책을 내놓았다.
그 대책의 일환으로 대형마트,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점과의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금지가 ‘자발적 협약’이라는 이름으로 시행돼 오고 있다. 그러나 매장 내 일회용 컵은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제도적 정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해 동안 쓰고 버린 일회용품의 물량은 나무젓가락은 66억개, 종이컵은 28억 개, 기저귀는 6억개, 그티로폴 그릇은 4억 2천만 개, 알루미늄 접시 5억 개, 면도기 3억 개, 칫솔 1억 5천만개, 라이터 5천만 개에 일회용 카메라도 1백만개나 됐다.
이것을 양으로 따지면 매일 4t트럭 4천대분이다. 지난 4월 재활용 쓰레기 대란은 중국의 폐자원 수입 금지조치가 그 원인으로 지목됐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일회용품 사용이 너무 흔하다는 데 있다. 국내에서 분당 100만 개의 일회용 비닐백이 사용 중이며 유럽에서만도 차량 200만 대의 무게와 맞먹는 연간 240만 톤의 플라스틱 가방이 생산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테이크아웃점 1회용컵 환불제를 실시하고 있다. 즉 커피 등 음료수를 매장 밖에서 마시기 위해 1회용컵을 가지고 나가는 고객은 50원(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 또는 100원(패스트푸드점)의 보증금을 추가로 내야 하고, 사용한 1회용컵을 매장에 반납하면 이 돈을 돌려받는 제도이다.
패스트푸드점(7개 업체)과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24개 업체)은 1회용품의 사용을 줄이기 위하여 2002년 10월 4일 환경부와 '1회용품 줄이기 자발적 협약'을 체결하였다. 협의 내용은 패스트푸드점(100평 이상)과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50평 이상)에서 2003년 1월 1일부터 1회용컵 대신 머그컵 등 다회용컵을 사용해야 하고, 1회용컵 환불제를 실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환경부에서 발표한 '2003년 상반기 자발적 협약 이행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평균 1회용컵 환불률 23.5% 중에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에서 41.3%로 높은 환불률을 나타냈다. 또한 미환불 보증금으로는 환경장학금 지급 및 고객들에게 환경상품을 제공하는 환경보전사업이 실시되었다. 하지만 다회용컵 사용 매장은 전체의 9.3%에 불과했다.
한편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며 환경부는 2008년 3월 20일부터 '1회용컵 보증금 제도'를 공식 폐지하였다. 따라서 개인컵을 가져오는 고객에게 음료가격을 할인해 주는 등 1회용컵의 회수 및 재활용은 개별 업체의 자율에 맡기도록 했다. 2009년 5월 환경부의 자체 조사에 의하면, 보증금이 폐지된 후 1회용컵 사용량은 20~50% 증가되었다.
정부가 지난 10년간 완화된 규제를 통해 만들어진 기업친화적인 정책이 일회용 페트병과 과대 포장지 생산을 부추겼고 인스턴트 문화·배달문화·온라인 쇼핑 문화와 더불어 편리함을 추구해 온 우리는 일회용 컵과 비닐사용에 익숙해졌다는 게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건강한 생태계를 위해 정부는 완화된 규제를 다시 대한민국 수용용량에 맞게 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시민은 내 생활 깊숙이 스며든 일회용품 사용 자제를 계획할 때가 됐다는 시점이다.
이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일회용품 사용을 저감하는 정책을 강화해야 하며,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일회용품 사용 점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시민들은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점, 공공기관에 대한 일회용품 사용억제 지침 준수 여부를 감시하고 제보해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환경을 지키기 위해선 불편함도 감수해야 한다.
지자체에서 일회용품 사용 단속이 지난 1일부터 실시됐지만 곳곳에서 혼선이 빚어졌다. 일단 커피숍이나 패스트푸드 가게 등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면 최대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받게 된다. 하지만 대다수 점포들이 일회용품을 예전처럼 사용하고 있었다.
상당수 카페들이 점심 때 몰리는 손님을 감당할 만큼의 머그잔을 준비하지 못한 탓에 플라스틱 컵을 제공하고 있었다. 물론 머그컵을 준비한 곳도 많았으나 고객들이 일회용 컵을 요구하는 바람에 사소한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컵을 씻을 수 있는 싱크대조차 없이 일회용 컵만을 쓰는 소규모 카페도 있었다.이미 우리의 해양과 토양은 비닐과 플라스틱으로 오염됐다. 어느 해안의 굴·조개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지도 오래다. 비닐류는 간과 신장 장애 및 생식 기형을 유발한다. 매립해도 분해되는 데 500년 이상이 걸리는 토양 오염의 주범이다.
비닐·플라스틱류는 미래 환경과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일회용품 규제에 이어 올 연말부터 마트와 슈퍼마켓 등의 일회용 쇼핑백 사용이 금지된다. 한국의 1인당 비닐봉투 사용량은 연간 414장이며, 비닐 및 플라스틱 소비량도 세계 1위이다.
우리가 일회용품을 줄이는 일은 환경을 살리고,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다. 우리 모두가 비닐·플라스틱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친환경 소비문화 의식을 가져야 한다. 지자체도 일회용품 퇴출에 동참하는 업소들의 애로 사항에 귀를 기울여 제도가 조기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필요성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