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프리카 집안 방콕에 콕 처박혀 에어컨과 선풍기를 번갈아 트는 수밖에.........,
어제는 대구 근교 경북 영천이 40.3도를 기록했다. 금년 들어 최고의 온도를 갱신한 것이다. 대구도 연일 37~38도 찜통 더위를 말로만 하던 대프리카를 방송을 하는 아나운서까지 대구를 ‘대프리카’ 라고 한다.
지구상에 더위하면 아프리카이듯이 대구도 열대지방에 만만치 않아 고온의 폭염이 계속되어 가마솥 대구를 아프리카를 빗대어 ‘대프리카’ 라고 부른다. 대프리카는 아프리카 더위와 대구를 합성한 신조어다.
대구는 분지다. 동은 태백산맥으로 서는 지리산으로 뻗은 소백산맥 줄기 사이에 자리 잡은 높고 낮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다. 늦봄부터 시작해서 초가을까지 찜통더위로 유명하다. 올해는 더위가 일찍 찾아와 에어컨은 기본이며, 창문에 블라인드도 내리고 커튼도 달아 햇살을 가려야 할 정도로 덥다.
연일 언론에 보도되는 뉴스는 지역마다 온도를 비교하고 열대야가 며칠 연속이라는 보도가 빠지지 않는다. 유독 대구는 예년과는 달리 부음(訃音)이 많이 들린다. 지병을 앓고 있는 노인들이 무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지병에 온열까지 덮쳐 명을 단축시키고 있다.
노인들이 열사병과 탈진으로 귀중한 목숨까지 잃은 경우가 우리나라는 물론 이웃 일본과 중국에도 발생되어 병원에 열사병으로 입원한 환자가 삼복더위에 늘어난다는 뉴스를 접하고 있다. 필자도 대프리카에서 폭염과 싸우며 살아간다.
그러나 휴가 같은 건 엄두도 못 낸다. 바다는 젊은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대구 근교 유명 계곡에도 몸 디밀 장소가 없이 빽빽하다. 계곡 근처에서부터 피서객들이 쳐놓은 텐트가 또 다른 도시를 이루고 있다. 모처럼 계곡 맛을 보려고 시골 민박을 찾았더니 주인집 딸이 기거했다는 골방 하나에 8만원을 달란다. 겨우 사정을 해 7만원에 하룻밤을 잤지만 준비한 먹거리가 없어 식당까지 찾아가는데 한 시간이 걸렸다.
누가 말 했던가 “집 떠나면 개고생이다”라고 그러나 다시 도시로 돌아오면 빌딩과 건물이 밀집된 도심은 더 하다. 대구 근교에 둘러싸인 위성도시에서 밀려드는 자동차가 도로마다 꼬리를 물고 들어오고 도심에도 너도나도 차를 몰고 나와 지, 정체로 소음과 매연까지 합세하고 폭염까지 보태니 한증막이다. 나서면 선글라스에 마스크 작용은 기본이다. 언제부턴가. 선그라스가 필수품이 되었다.
모자는 물론 우산을 양산 삼아 쓰고 다니는 노인들도 눈에 띤다. 체면 필요 있나? 용광로 더위 언제 객사 당할지 모를 대프리카에서 ‘개똥밭에 글러도 이승이 좋다’고 일단 살고 보는 보신주의가 약이다. 에어컨을 찾아 은행도 가보고, 대형마트도 찾아가 보지만, 거기도 오래 있으면 눈치가 보여 이리 저리 그늘이나 물가에도 찾아 가지만 덥기는 마찬가지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덥다면 대구이며 아스팔트가 녹을 정도의 삼복더위 폭염은 숨도 막힌다. 최근에는 대구뿐만 아니라 한반도 전체가 용광로로 펄펄 달구고 있다. 산행 등산객이 열사병으로 쓰러지고, 김 매던 할머니가 쓰러지고, 건설현장에 자재 나르는 인부, 용접근로자가 고열로 인한 열사병으로 유명을 달리하는 딱한 보도가 줄을 잇는다. 방법이 없다. 집안 방콕에 콕 처박혀 에어컨과 선풍기를 번갈아 트는 수밖에.........,
어린이 집에 간 어린이가 무려 4~6시간 차속에 갇혀 비명횡사를 하지 않나, 어린이 집에 보낸 4살 된 아이를 잠을 안 잔다는 이유로 이불을 뒤집어 씌워 어린이집 교사가 몸으로 눌러 질식시키지 않나. 아이를 어린이 집에 보내기도 겁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한낮의 도로는 지면이 과열로 걷는 사람들이 헉헉거린다. 닭이 폐사하고 돼지가 죽어나가고, 죽은 물고기가 떠올라와 피해가 동식물로 일파만파로 확산된다.
이렇게 ‘대프리카’는 열대 지옥이다. 지구가 미쳤나보다. 대프리카 더위는 앞으로 8월 중순까지 간다고 한다. 예전엔 이렇게 더우면 소나기라도 한 자락 선물했는데 하늘도 이젠 대프리카를, 아니 한반도를 포기하려는가. 비 한줄기 없는 대프리카는 오늘 밤도 열대야와 싸우는 하얀 밤을 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