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나는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을 그린 영화를 보았다. 원제목은 「종착역」이었는데 막강한 부와 평안을 버리고 스스로 빈민의 고통을 함께한 대문호의 마지막은 러시아의 남부 아스타포보 역이었다.
그 작은 역에서 82세의 종지부를 찍은 생의 무게는 엄청났다. 고통을 자처한 그의 종착역은 행복한 미소로 막을 내렸다.
난 나의 종착역을 그려보았다. 심심풀이든 진지하게든, 그러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자극을 받고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끝이 아름답고 좋았다’ 는 말이 그 인생의 마지막 모습이 될 것을 그려본다면 지금 하는 일에 좀 더 최선을 다하게 되지 않을까.
기차를 타면 나는 절대 종착역을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기차를 타는 몇 시간은 창밖의 풍경을 보며 그냥 즐기는 것이다. 창밖으로 보이는 간이역, 산과 나무들, 그리고 들판, 그것이 내가 자란 한국의 풍경이고 한국의 산과 들이기 때문이다.
창밖은 볼 때마다 다르다. 계절마다 다르고 아침저녁이 다르다. 끝이 좋으려면 결국 바로 지금의 일을 진지하게 성의를 다해야 하지 않을까.
서지홍 논설위원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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