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는 초보 운전자에게는 공포의 대상. 시내주행이 신호가 많고 복잡해서 차로변경이나 다른 방향으로의 진입이 어렵다면, 고속도로 주행은 속도가 빠르고 도로폭이 좁게 느껴져 대형차와 나란히 달리기라도 하면 움찔움찔 놀라고 식은땀이 난다.
차로 선택에도 규칙이 있다. 국도나 고속도로의 졸음쉼터는 운전중 졸리는 운전자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설치한 시설물이다. 졸음쉼터들은 최근 졸음운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한국도로공사에서 졸음운전 방지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침과 함께 다수 건설됐다.
고속도로 운전은 초보 운전자에겐 닿을 수 없는 저 너머 세상과 같은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숙적이며, 언젠가 한 번은 반드시 겪어야 할 성장통이다. 우린 고속도로를 반드시 정복해야 한다.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졸음쉼터에는 보통 간이 주차장과 운동기구, 그리고 정자가 설치돼 있지만, 때에 따라 간이 화장실, 자판기, 푸드트럭, 와이파이가 지원되기도 한다. 경찰청과 한국도로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고속도로 졸음운전 사고 치사율은 과속사고의 2.4배이며, 최근 5년간 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으로 인해 414명이 사망했다고 전하며 전체 고속도로 사고 치사율보다 약 1.8배가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졸음운전으로 인한 대가는 사람의 생명·신체·재산의 위해가 따르기에 졸음운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운전자 스스로가 수마로부터 벗어나려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특정시간의 운전은 되도록 피한다. 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졸음운전은 오전 12시~ 2시, 오전 4시~ 6시, 오후 2시~ 4시 사이에 사고 발생률이 높게 나타났다.
한밤중이나 해가 강렬하고 식곤증이 덮치는 시간은 피하도록 한다. 졸음운전은 나의 목숨뿐만 아니라 여러 가정의 목숨까지도 앗아갈 수 있어 많은 운전자들의 경각심이 필요하다. 졸음운전에 대한 심각성은 여러 자료에서 확인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졸리는 운전자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설치한 시설물이 바로 졸음쉼터다. 졸음쉼터는 운전자들의 안전에 많은 보탬이 되고 있는데 설치 전인 지난 2010년 161건에서 2015년 115건으로 46건(28%)이나 감소했다.
그러나 졸음쉼터에 화장실이나 편의시설이 없는 곳이 많은 데다 보행로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곳도 많다. 졸음쉼터에 진입하다가 오히려 위험을 느끼거나, 혹은 빠져나가다가 위험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졸음쉼터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이는 고속도로 졸음쉼터 출입로의 길이가 짧은 것이 주원인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전국 졸음쉼터 45곳의 안전 실태를 조사한 결과 77.8%인 35곳은 진입로 길이, 42곳(93.3%)은 진출로 길이가 ‘고속국도 졸음쉼터 설치·관리지침’ 기준보다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입로가 짧을 경우 과속 진입으로 인해서, 진출로가 짧을 경우에도 고속도로 재진입 과정에서 충분한 가속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밖에 졸음쉼터 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과속방지턱이 설치되지 않은 곳도 31곳이나 됐다.
조사 대상 중 7곳(15.6%)은 진·출입로 폭이 기준(3.25m)보다 좁아 주차 차량이나 보행자와 추돌·충돌할 위험을 안고 있었다. 사고 예방을 위해 설치된 졸음 쉼터가 안전시설 미비로 인해 오히려 사고 위험을 높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부 관계 부처는 안전시설 보완과 편의시설 설치 확대를 서둘러야 한다. 좁아서 들어가기 힘든 화물차 등 대형 차량 운전자를 위한 특화된 장소 마련도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