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성공 다짐...중도개혁정권을 지향
국민의당-바른정당이 통합으로 바른미래당이 공식 출범했다. 바른미래당은 1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당원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대회를 열고 창당을 선언했다. 이날 창당대회에서 바른미래당 박주선ㆍ유승민 공동대표는 “6.13 지방선거를 책임지고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바른미래당은 이날 오전 합당 수임기관 합동회의를 열고 신당의 지도부를 추대했다. 공동대표로 박주선 ·유승민 의원, 최고위원 김중로 ·권은희 ·하태경 ·정운천 의원, 원내대표는 김동철 의원,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는 각각 이태규 ·지상욱 ·오신환 의원이 선임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애초 약속대로 대표를 맡지 않고 2선 후퇴했다.
그리고 이날 창당대회에서 박주선 공동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합리적 보수세력과 건전한 진보세력, 진정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염원하며 시대정신에 맞는 중도개혁정당으로 개혁을 이루고 마침내 중도개혁정권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극우보수, 국정농단세력과 함께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임을 이 자리를 빌어 엄중히 천명한다"고 밝혀 세간의 보수통합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노력했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박주선 대표님과 함께 6.13 지방선거를 책임지고 치르겠다"며 "지금부터 인재를 발굴하고 좋은 후보를 내는 일을 시작하겠다. 전국의 모든 광역과 기초 지역에 바른미래당의 후보를 내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적폐청산과 정치보복으로 나뉘어 싸우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당장 심판해야 한다"며 "그동안 정치는 양당제가 키워낸 특권정치, 기득권 정치, 패권정치가 아니었나. 이 정치괴물은 권력을 사유화해 우리 사회를 괴물 집단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박주선 공동대표의 선언과는 달리 바른미래당은 국민의당 소속 의원이 대거 출범식에 참석하지 않아 국민의당 39석이 통합 후 24석으로 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뒤숭숭한 분위기도 엿보였다.
이는 당 정강정책에 ‘건전한 진보’를 넣어야 한다는 주장을 끝내 수용하지 못한 점과 민주평화당의 분당 이유가 된 ‘햇볕정책’과 관련된 내용도 정강정책에서는 끝내 빠진 때문이다.
바른미래당은 당헌에 '자유민주주의와 공정한 시장경제를 통해 굳건한 안보 속에서 평화통일을 지향한다'는 내용이 들어갔으며, 정강정책에도 햇볕정책 계승을 빼고 ‘국민이 안심하는 안보태세 구축’이라거나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노력’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외교력 강화’ 등 으로 정리하여 담았다.
그러나 이 때문에 바른미래당은 출범 전부터 뒤숭숭한 분위기가 되었다. 즉 통합당 정강정책 논의 과정에서 '합리적 진보, 개혁적 보수'라는 문구를 두고도 격론을 벌이다 해당 내용을 삭제한 때문에 ‘합리적 진보’를 주장한 채이배 의원은 결국 출범대회까지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이날 출범한 바른미래당 현역의원은 명부상으로는 30명이지만 실제 24명이 될 수도 있어 국회의 세력균점에서 그리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
즉 국민의당 39명의 의원 중 민주평화당으로 15명(이후 박준영 의원 의원직 상실로 실제 14명)이 빠져나가고, 송기석 의원이 의원직을 잃은데다 손금주 이용호 의원이 탈당, 21명이 합당에 참여했다. 그러나 이중 합당 반대파로서 실질적 민평당 소속인 비례대표 이상돈 ·박주현 ·장정숙 의원을 빼면 실 참여 인원은 18명이다. 하지만 이날 출범대회는 채이배 의원만이 아니라 김성식 ·박선숙 의원도 불참했다.
이날 출범대회에 불참한 재선의 김성식·박선숙 의원은 지난 2012년 안철수 진심캠프 시절부터 안철수 대통령 만들기에 동참했던 친안(친안철수)계 핵심이었으나 지난해 8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당대표 출마를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안 전 대표와 멀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더구나 서울 관악갑이 지역구인 김성식 의원은 통합 과정에서 안철수 대표와 호남계 사이의 당내 갈등이 극심하게 빚어지면서 지역구 여론도 나쁜데다 당 정체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박선숙 의원은 김근태계로 정치입문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중용된 관계로 박지원 민평당 의원 등 동교동계 성향이 강해 박 의원이 숨어있는 한 표로 지칭하는 그 한 표의 당사자이기도 하다.
따라서 서류상으로 바른미래당에 소속된 의원은 국민의당에서 21석, 바른정당에서 9석이 합쳐져 30석의 원내3당이지만 이날 출범대회는 국민의당 15명, 바른정당 9명, 합 24명의 의원만 참여했다. 이에 바른미래당은 추후 양당 세력의 화학적 결합이 가능할 것인지 의문의 눈길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그리고 추후 당내 정비 과정에서 지역위원장 선정, 지방선거 공천 등을 통해 갈등이 불거질 경우 이를 조정할 세력도 마땅히 없기 때문에 정치권 전체가 불완전한 통합으로 보는 눈이 다수다. 때문에 이런 악재들을 넘으면서 바른미래당이 양 세력의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고 제대로 추스린 뒤 6.13 지방선거에서 일정한 성적을 낼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