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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김효연 네안데르탈인이 지상에서 사라지는 동안보행기가 치매 할머니를 어디론가 데려가는 동안뇌수막염이 그녀 뇌를 절반 넘게 파먹는 동안배꼽이 탯줄을 놓치는 동안한 남자가 백골로 건너가는 동안육즙이 뚝뚝 떨어지는 스테이크를 핥으며복지학 개론서를 뒤적이며밑줄을 나이프로 자르며골머리를 식히려나는 남쪽의 휴양지를 향해가고 있다.김효연경남 진주 출생.2006년 계간 『시와반시』로 등단(필명 김문주)했으며, 시집 『구름의 진보적 성향』(시인동네,2015)이 있음.● 인간은 충분히 고독하다. ‘네안데르탈인’이 ‘배꼽의 탯줄’을 끊고 ‘지
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정훈교
2015.11.2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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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석강에서최창윤 세계의 물살이 흘러 시간은 스쳐간다천천히 보이지 않게, 저 먼 곳까지 아득하게우리가 잠잘 때 우리가 말하듯이*시간은 사라진다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인생이 흐르듯 물이 흐르듯저 알 수 없는 심연을 향해돌은 구른다 모래로 부서진다절리 해안의 숨은 그림으로 쌓여간다우리가 잠잘 때 우리가 말하듯이깨진 유빙遊氷 사이를 떠돌다침몰하는 세기말의 유령선처럼아무도 읽지 못한 끝장이 다가온다온 세상의 책장이 덮인다끝끝내,뜻 없는 먹구름들이 몰려온다흙먼지 같은 욕망들이 일생 동안 물결치다층층이 텅 빈적멸寂滅의 모래 절벽으로
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정훈교
2015.11.15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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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딜 수 없네정현종갈수록, 일월(日月)이여,내 마음 더 여리어져가는 8월을 견딜 수 없네.9월도 시월도견딜 수 없네.흘러가는 것들을견딜 수 없네.사람의 일들변화와 아픔들을견딜 수 없네.있다가 없는 것보이다 안 보이는 것견딜 수 없네.시간을 견딜 수 없네.시간의 모든 흔적들그림자들견딜 수 없네.모든 흔적은 상흔(傷痕)이니흐르고 변하는 것들이여아프고 아픈 것들이여.정현종1939년 서울 출생.196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시집 『사물의 꿈』, 『견딜 수 없네』 등 다수가 있다. 외에도 시선집, 산문집 등이 있으며 현대문학
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정훈교
2015.11.08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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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촌(晩村)문인수태어나 자란 곳을 고향이라 한다면 인생말년 수년,혹은 수십 년을 산 그 곳은 무엇이라 하나.나는 지난 1987년 2015년 현재까지 여기대구시 수성구 만촌동에서 산다.이 도시의 골목길에도 지금 구석구석 민들레가 돌아온 봄이다.나는 요즘 자주 그 무엇인가 서운하여 이 거리 저 거리 각 거리 느릿느릿 돌아보는 곳,晩村, ‘늦이마을’이라는 이 우리말 풀이가 참 좋다.문인수1945년 경북 고령 출생.1985년 『심상』으로 등단했다. 시집 『쉬』, 『배꼽』 외 다수가 있으며 시조집 『달북』 등이 있다. 김달진문학상,
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정훈교
2015.11.01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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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굶기다이진우 오늘도 눈을 떴구나말갛게 씻은 얼굴을 보고 있구나하루를 그려보고 있구나밥을 먹고 있구나맛있게 나를 먹고 있구나걷고 앉고 말하고 있구나보고 배우고 익히고 있구나마음이 흔들릴 때깊이 숨을 들이 쉬고 있구나내쉬고 있구나나를 보고 있구나남처럼,남의 일인 양하루를 살고자리에 들어 있구나오늘 하루는 어떠하였는지나에게 묻고 있구나대답하고 있구나눈을 감는구나잠이 드는구나꿈을 찾는구나별이 총총 흐느끼는 밤에이진우1965년 경남 통영 출생.1989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으며,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시집으로 『슬픈
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정훈교
2015.10.18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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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뿌리윤석정 오후에 듣는 풍경 소리, 누가 매달아 놓고 간 마음인가 그 소리는 돌담 아래서 자란 화살나무 가지에 내려 앉아 빗살 무늬 잎을 펼쳐놓고, 그 잎은 돌담 너머 산을 가리키는데 저기 저 구름은 젖이 커다란 계집, 진종일 우는 산새와 나무를 꽉 껴안는 계집, 마른 바위에게도 젖 물리는 저기 저 계집이 입술들에게서 한쪽 젖을 빼내면 젖은 새소리, 나뭇잎과 돌멩이가 칭얼거리는데 저기서부터 여기까지 젖내가 기어 와 돌담을 넘더니 마당에 퍼질러 앉는데 그 계집이 유두를 오롯이 세우니 젖내를 갉아 먹는 비 내리고,
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정훈교
2015.10.11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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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을 부르는 벨칸토 창법김사람하드커버가 들썩거려요 마스께라!무거운 뜻을 가진 가지가 우거지고하늘보다 커다란 잎이 자라활보하는 새들과 구름의 길을모두 가려버리고 있어요잎이 울음의 고체형이란 걸 안다면 마스께라!나무에 기대어 울 자격이 있어요울음에도 기교가 필요하단 걸 아나요꽃이 죽고 새가 죽고 바람이 죽고소리만으로 구분할 수 있어요내 귀는 늘 젖어 있지만 아무도 몰라요뼈가 흔들려요 폐가처럼 텅 빈 생각에도 흔들려요나는 오지 않을 미래에 대해 노래한 적이 있어요미래는 딱딱하지 않았으므로 마스께라!현재로 공명되지 않아요내 마른
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정훈교
2015.10.04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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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의 현악기김준현귀를 최초의 관악기라고 하자어둠과 녹음기를 돌리자 바람 감기는 소리를 믿고치사량의 기침과 젖은 눈썹과더 날카로운 것들이 이어폰과 혈관을 통과한다내가 하는 모든 말들은 위반이니묵언수행은 입속에 새를 기르는 일, 몇 마리의 새를 죽였는지방문을 잠그는 천성, 겨울이면나의 입술에는 바느질의 흔적이 남아 있어오늘은 새를 묻어주자비닐봉지를 묶은 자리에 두 개의 구멍이 나고나의 손가락은 그곳을 통과하는소리라고 믿겠다가로등이 식물의 자세와 같고유리잔이 물의 자세와 같듯천장으로부터 내려온 한 줄의 현악기와목의 힘줄과배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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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교
2015.09.20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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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권기덕 당신 머릿속에 둥근 방 A가 있습니다 A에는 꽃병과 꽃병이 담고 있는 a의 생각이 활짝 피어 있습니다 타브로이드 신문냄새가 소파에 널브러져 있고 테이블에 삽입된 의자는 로댕의 생각하는 남자를 떠올립니다 째즈 음악이 벽면에 부딪칠 때마다 장미꽃덩굴 벽지에는 은밀한 욕망이 자라고 붉은색은 점점 짙어집니다 A는 고요하고 a는 충동으로 가득합니다 이 때 적막을 깨고 B가 노크도 없이 불쑥 당신의 방에 들어옵니다 꽃을 꺾습니다 꽃은 a입니다 몽유는 B가 a속으로 들어가는 현상입니다 깜깜한 땅속, 뿌리가 꿈틀거립니다 물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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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교
2015.09.1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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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저고리조성화못내 미련 떨며뒤돌아보는 계절을 보내고덩그러니그대로 두었다인기척이 느껴진 어제 새벽설레는 마음 누를 길 없어버선발로 뛰어가손을 덥석 잡고 보니작년 이맘때어머니가 지어 주신붉은 저고리 곱게 두른가을이 와 있었다어여 오라고어여 오라고내 가슴 한 편 내어 주니냉큼 들어 와 앉는 것이한참을 떨었나 보다한참을 기다렸나 보다조성화2013년 계간 『시인정신』으로 등단했으며, 시집 『동그란 그대의 발꿈치가 보고 싶은 날은』(한국문단,2015)이 있음.● 문득 지나온 계절에 대해 생각했다. 어떤 이에게는 올해 여름이, 또 어
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정훈교
2015.09.06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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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들최진망초꽃 가득한 묵정밭 바라보며대천댁 할매 한 마디 던진다그 어른 가고 나니들이 빈다최진1977년 경북 성주 출생.2014년 계간 『사람의 문학』으로 등단했다.● ‘망초 꽃’은 국화과 식물로써 하얀 꽃을 피우며, 우리 산야 어디서든 볼 수 있다. 너무 흔해 이 시에서는 민초(民草)로도 읽히기도 한다. 하나 둘 당신이 쓰러지고, 쓰러진 곳에서는 어김없이 풀이 자란다. 그런 곳이 점점 많아지면 결국 농사를 짓지 않는, 지을 수 없는 '묵정밭'이 되고 만다. 한 생이 지고 난 그 자리에, 하얀 망초 꽃 핀다는
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정훈교
2015.08.30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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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먼 곳최백규이 세계는 나에게 자폐를 앓고 있다길가에 죽은 고양이 속에도 희망이 없다 내장 뜯는 쥐가 있다아버지는 몇 달째 방 안에 누워 썩어만 가고어머니는 문 열 때마다 숨소리 확인한다그녀의 돌아앉은 등과 그의 남은 생 사이 간격마저 흐릿해지면지구가 가진 모든 시간이 눈동자 위 멈추고나는 이미 늙었다 꽃 피는 계절에세상의 모든 고아들이 한 식탁에 모여 앉아 식은 밥알 씹듯사람들은 한 아름의 치욕과 허탈을 삼킨다주기적으로 상처가 벌어질 때마다 아득해지는 천국 그리고 이곳의 간극밤에 나갔다가 낮에 쌀을 사 들고 돌아오는
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정훈교
2015.08.23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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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게 거짓말을 해봐?! 여정 피노키오야, 피노키오야, 물고기 뱃속이 너무 어둡지 않니? 차라리 거짓말을 해버려. 어차피 뿌리 없는 날들. 네 코라도 키우렴. 거짓말은 네 코의 유일한 물과 양분. 어서어서 자라나 물고기의 살을 뚫고 밖으로 나오렴. 피노키오야, 바다가 무섭다고? 수많은 해골이 가라앉아 있는 바다가 무섭다고? 어차피 넌 뿌리 없는 나무. 가벼운 몸짓으로 파도를 타렴. 네 코엔 아직 생장점이 살아있어 빛을 향해 달려가고. 어서어서 거짓말을 하렴. 어서어서 가라앉지 않게. 사람들이여, 피노키오가 살아 돌아왔어요.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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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교
2015.08.1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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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단티노김하늘너는 늘 오늘을 말했지만그건 언제나 어제였지가여워라, 오늘이라고 말해줄게네가 어제의 사람이라도 괜찮아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람이너 뿐이어도 괜찮아괜찮은 게 많아질수록우리는 더 먼 기억에서 기생해형광색 다족류 벌레처럼언 가슴으로 너를 사랑하기 10초전,나는 내 멘탈이 싸구려였던 걸 알았지이어폰을 배꼽에 꽂고알몸으로 허밍하고 울먹이고 습도가 높아지고멀어지고 곁을 내주고 손을 뿌리치고키스해,이해 같은 거 없어동의 같은 거 없어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너의 오늘일까미처 어제를 다 살지도 못했는데나는 어제를 오늘이라고 믿고어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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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교
2015.08.09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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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전의 역습추종욱켜놓은 전구로도 어두운창 없는 쪽방이었다후덥지근한 열대야의 오후밀폐된 방이 흘리는 땀으로후줄근해져 누워 있는 사내법전처럼 너덜거린다그는 해마다 考試에 떨어진 뒤,가장 중요한 건강을 잃었고조금씩 말라가는 몸은부식된 방바닥의 한 부분처럼곰팡이가 번졌다그가 만진 법전들은오래전에 꺼진 등불이다법전 속 빨간 밑줄을 모아 새끼를 꼰다며칠 후 그의 목에는몇 권 분량의 긴 이야기들이 감겨있었다일주일 동안 환풍기에 목이 매달려도두 눈 부릅뜬 채일몰하는 법전 속을 노려본다법전, 그 어디에도사내의 행복추구권은 없었다추종욱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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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교
2015.08.02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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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이선욱물결이 물결을 밀듯바람은 바람을 밀고저녁은 저녁을 미네누군가 떠내려갔으나조금만 기억해보면누군지 금방 알 만한사람이 떠내려갔으나우리는 차가워져서떼 잃은 물고기처럼외로울 만큼 차가워져서환절의 길목에입을 벌리고 있네어떤 경련도 없이이선욱1983년 대구 출생.2009년 계간 『문학동네』 등단,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으며 시집 『탁, 탁, 탁』(문학동네,2015)이 있음.● 문득, 여기까지 나를 밀고 온 당신을 떠올려 본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밀며 때로는 비켜서기도 하고, 또 때로는 앞서가기도 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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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교
2015.07.2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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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뒤쪽에 대해서는 말하는 게 아니다김태형 나 때문에 내가 보이지 않는다달의 뒤쪽은 달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갇혀 있으면서도길고 좁은 감옥이 보이지 않는다이곳은 저곳이 아니라서가까스로 이해한 문장에만 밑줄을 친다네가 있어 네가 보이지 않는다고김태형1971년 서울 출생.1992년 계간 『현대시세계』로 등단했다. 시선집 『염소와 나와 구름의 문장』, 산문집 『이름이 없는 너를 부를 수 없는 나는』 외, 시집으로 『로큰롤 헤븐』, 『코끼리 주파수』 외 펴냄.● 얼마 전까지 달의 뒷면은 미지의 세계이자, 성스러운 곳 그 자체였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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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교
2015.07.19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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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돌에 새겨진 子, 혹은 女이종형살아 있었다면큰형님뻘이었을큰누님뻘이었을아무개의 子, 혹은 女라고만 새겨진 위패 앞에서4월 바람에 떨어져 누운꽃잎의 붉은 눈동자를 떠올렸습니다뼈와 살이 채 자라기도 전에죽음의 연유도 모른 채 스러지고까마귀 모른 제삿날에도술 한 잔 받아보지 못하며애써 잊혀진 목숨들거친오름의 그림자를 밀어낸 양지바른 자리에복수초 노란 빛깔보다 선연한이름씨 하나씩 꼭꼭 심어주고 싶었습니다이 섬에 피는 꽃과 바람들,곶자왈 숨골로 스미는 비와 태풍들저 이름의 아이들로 다시태어나게 하고 싶었습니다.이종형제주 출생.2004년
박영민의 숨은 시 읽기
정훈교
2015.07.1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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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짓기서정홍“순동 어르신,이른 아침부터 어디 가세요?”“산밭에 이름 지어주러 간다네.”“산밭에 이름을 짓다니요?”“이 사람아, 빈 땅에배추 심으면 배추밭이고무 심으면 무밭이지.이름이 따로 있나.”서정홍1958년 경남 마산 출생.1992년 ‘제4회 전태일 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활동 시작하였다. 시집 『못난 꿈이 한데 모여』, 동시집 『주인공이 무어, 따로 있나』, 산문집 『부끄럽지 않은 밥상』 외 다수가 있음.● 처음에는 ‘산밭’이 무언가 했다. 대상에 이름을 붙이거나 호명(呼名)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대상의 성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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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교
2015.07.05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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間 44―쓰다 만 유서구광렬 나와 세상 사이엔 한 장의 유리가 있다투명한, 얇지만 강한그것은 마치 쇼윈도 같다어제도 오늘도쇼가 펼쳐졌고, 펼쳐지지만어느 편이 관람객인지 모른다세상은 나를 마네킹으로 보고난 세상을 진열장 속 유물로 보니유리를 걷어내면유물 앞에 선 마네킹이 된다구광렬1956년 대구 출생.1986년 멕시코 문예지 『마침표 El Punto』로 등단했으며, 한국문단에서는 『현대문학』에 시 「들꽃」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활동하였다. 현재 울산대학교 중남미문학 전공(시)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어 시집 『불맛』 외 다수, 스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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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교
2015.06.28 20:42